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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는 대중교양과학서적쯤으로 분류하면 적당하겠습니다. 그래서 부분적인 이해의 어려움은 있으나 전체적인 맥락을 짚는 데는 크게 어려움이 없습니다.
필자는 이 책을 네 번 완독했습니다. 700페이지가 넘는 제법 두꺼운 이 책을 네 번이나 읽는 것은 그렇게 녹록한 일만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네 번을 읽게 만든 동력이 무엇이었을까요?

그것은 칼 세이건이 우리에게 전달하고 하는 핵심 메세지에 매료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 책은 과학서적의 양태를 띄고 있지만 실제로는 인본주의적 교양서에 가깝습니다.
코스모스, 즉 우주를 포괄하는 사고의 확대는 결국 인간, 지구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제공합니다. 우주물질의 통일체로써 지구와 인간, 생명.
수많은 은하와 무수한 별, 그 별에 딸린 지구와 같은 행성. 그 속에는 지구처럼 생명을 키운 행성이 어딘가에는 있을 겁니다. 희박한 가능성이지만 그런 확률마저 짓누르고 들어오는 무변광대한 우주이기 때문이지요.
물론 인간의 기술력으로 도달하기엔 너무나 먼 거리들입니다. 그러나 기술문명이 발달한 어느 외계의 존재가 있다면 언젠가 조우할 수도 있습니다. 해서 두 가지 결론이 도출됩니다. 하나, 지구는 인간에게 절대적으로 소중한 행성이다. 둘, 유일한 존재가 아니라면 문명을 좀 더 발전적으로 이끌고 미지와의 조우에 좀 더 개방적인 자세로 바꿔야 한다, 라는 것입니다.
미지의 문명이 우리 문명을 어떻게 볼 것인가? 한정되고 소중한 자원을 핵무기 같은 자기 파괴적 기술에 쏟아붓고 단순한 가십거리를 세계로 송출하는 것. 부끄러운 일임을 자각해야 한다는 것이죠.
어딘가 생명이 주거할 수 있는 곳이 있다손 쳐도 인간이 그곳에 닿기에는 얼마의 세월이 필요할지 모릅니다. 우리 지구를 아껴야 하고 수많은 생명의 정보가 기록된 우리 형제, 타종의 생명들도 아껴야 한다는 말이지요.
이렇게 칼 세이건의 거시적 우주의 탐사는 인간이 인간에게 어떻게 하면 이롭게 할 것인가? 라는 인본주의적 고찰로 돌아옵니다.
과학과 인문학을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시대는 지났지요. 인본주의가 빠진 과학은 아메바처럼 인간적 삶을 갉아먹습니다. 과학이 빠진 인본주의는 많은 실현할 수 있는 가치들을 공상에 머물 게 할 것입니다.
오랜 진화를 거쳐 의식적인 존재가 된 인간은 지구 생명을 대표하며 또 생사여탈권을 쥔 존재입니다. 스스로 이런 권능에 대해 높은 책임감을 가질 것을 칼 세이건은 우리에게 요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책은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필수적인 교양서라고 필자는 생각합니다. 그래서 네 번의 시간을 기꺼이 이 두꺼운 책에 쏟아부었던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이 저와 같이 이 책을 통해 얕으나마 전우주적인 거시적 시각을 공유했으면 합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