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서사시 / / 2021. 4. 25. 00:44

단테 [신곡] '연옥편' 소개 및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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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옥은 로마 카톨릭의 내세관에 나오는 곳으로, 하느님의 은총과 사랑 안에서 죽었기 때문에 영원한 구원은 보장받았으나, 완전하지는 못해 일정한 정화의 과정을 거치는 곳이다. 

 

1

(328일 부활절 일요일, 새벽. 순례자가 여명이 오는 시각에 연옥에 들어선 것은 재생과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 전체적으로 순례자는 지옥으로 내려갔다가 연옥을 거쳐 천국으로 올라간다.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 승천이라는 신성한 주요 사건들에 대응된다.)

죽은 공기에서 벗어나자 나는 활기를 찾았다. 한 노인(마르쿠스 포르시우스 카토. 로마의 공화주의자. 카이사르와 폼페이우스의 야망에 맞섰지만 내전이 일어나자 폼페이우스의 편에 섰다. 카이사르가 승리하자 자살한다. 원래 림보에 있었는데, 연옥으로 끌어올려 입구를 지키게 한 것은 그가 목숨을 걸고 정치적 자유를 지킨 것이 연옥에서 죄인들이 궁극의 정신적 자유를 추구하는 것에 상응한다고 보기 때문.)이 보인다. 지옥에서 탈출한 우리의 신분을 그가 물었다. 길잡이[베르길리우스]가 그간의 내력을 설명하고 내게 당신의 일곱 왕국(연옥)도 보여주고 싶다고 청했다. 그는 우리를 통과시켜 준다.

 

2

(328일 일요일, 오전 6시경.)

환한 빛을 내는 천사가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 우리 앞에 왔다. 수백의 영혼들이 배 안에 앉아 있었다. 영혼들이 내리자 그 배는 떠나갔다. 그들은 우리에게 길을 물었지만 우리도 순례자라 밝힌다. 살아있는 나를 보고 그들이 놀란다. 나의 시로 노래하던 가수도 만났다. 그가 노래하자 다들 감상에 젖는데 서둘러 가라는 (카토의) 음성이 들려 다들 서둘러 자리를 떴다.

 

3

(328일 일요일, 오전 630분경.)

절벽 앞에 이르러 길을 고민할 때, 한 무리의 영혼들이 보였다. 그들에게 길잡이가 길을 물었다. 우리의 반대로 가라, 일러주었는데, 한 영혼이 자신을 만프레디라 소개하며 자신의 딸에게 자신이 여기에 있다고 전해 달라고 했다.(만프레디는 파문을 당한 채 죽었기 때문에 작품 속 중세의 세계관으로는 지옥에 있어야 한다. 그런데 연옥에 있다면, 남은 가족들도 마음을 놓을 것이기 때문이고, 연옥에 있는 영혼들은 오로지 참회와 기도를 통해 구원을 갈구하는데, 중세 카톨릭의 전통에 따르면 이승의 사람들이 그들을 기억하고 그들을 위해 기도하면 그들이 연옥에서 정죄의 벌 받는 기간이 단축되어 구원의 시간이 빨리 온다고 믿었다.)[말하자면 자신을 위해 기도해 달라는 말이다.]

 

4

(328일 일요일, 오전 9시에서 12시 사이.)

우리는 바위가 부서진 틈으로 올라갔다. 험하고 가파른 산이었다. 태양이 왼쪽에서 빛나고 있다.(남반구를 의미. 중세의 세계관에서 남반구에는 바다만 있다.) 베르길리우스가 이 산은 오를수록 쉬워진다고 나를 격려할 때, 얼마 안 가서 주저앉고 싶어질 거란 소리가 들려온다.

그는 벨라콰(단테의 친구로 게으름뱅이였다.)였다. 그는 회개하지 않았기 때문에 올라도 소용없을 거라 생각하고 있었다.

길잡이의 재촉으로 우리는 길을 떠난다.

 

5

산모퉁이를 돌자, 내가 육신을 가진 살아있는 존재라는 것을 안 영혼들이 자기들의 이야기를 들어달라며 몰려들었다. 시인[베르길리우스]은 내게 걸음을 멈추지 말라 일렀다. 그들은 각자의 신분을 밝힌다.[앞서 밝힌 대로, 현세에게 여기의 영혼들을 위해 기도하면 이곳에 머무르는 시간이 줄어들고 구원이 빨라지기 때문에, 산 자인 순례자에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늘어놓는 것이다.]

 

6

(328일 일요일, 오후 3.)

[단테]가 아는 인물들[자신이 생각하는 사건, 어떤 편견에서 연옥에 있는 자들]이 숱하게 나와 애원한다. 이 산의 정상에서 베아트리체가 축복을 내리실 거란 말에 나는 더 서두르자, 재촉한다.

길잡이는 지름길을 묻기 위해 한 영혼에게 다가갔다. 그는 소르델로(만토바출신 음유시인)였다. 그는 베르길리우스가 만토바 출신임을 알자, 그를 껴안고 기뻐한다. 이 모습을 본 나는 뿔뿔이 흩어져 반목하고 있는 이탈리아를 한탄한다.[강력한 군주의 출현을 기다리는 모습이다.]

 

7

소르델로는 우리의 안내를 자처한다. 그러나 밤이면 전혀 오를 수 없다고 한다. 쉴 곳을 찾아야 했다. 움푹한 곳에 들어서자 온갖 아름다운 꽃들이 있고 영혼들이 모여 찬송가를 부르고 있었다. 소르델로가 그들의 면면을 설명해줬다.[유럽 각지의 왕들이 주를 이룬다. 단테가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던 왕들인 모양이다.]

 

8

(328일 일요일, 오후 7.)

나는 소르델로의 말을 더 이상 듣지 않고 다른 한 영혼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때 불로 달구어진 두 자루의 칼을 들고 두 천사가 높은 곳에서 내려왔다. 소르델로가 이르길 저 둘이 뱀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준다고 했다.

니노를 만났다.(우골리노 디 조반니 비스콘티. 1296년에 죽었다. 피사 궬피 수장. 단테와 친했다. 우골리노 백작의 사위.) 그의 부탁을 들었다.

이브에게 쓰디쓴 음식을 준 그 뱀이 기어왔다. 곧 그 뱀은 성스러운 매에게 쫓겨 달아났다.

 

9

(328일 일요일, 저녁 9시에서 329일 오전 8시 사이.)

새벽 독수리 꿈을 꾸었다. 베르길리우스가 연옥에 도착했다고 일러준다. 내가 잠든 사이 루치아(성모 마리아와 베아트리체와 함께 순례자를 보호하는 세 명의 복된 여인들 중 하나.)가 나를 안고 여기에 데려왔다고 베르길리우스가 설명해 줬다.

문으로 다가가자 눈부신 문지기가 있었다. 그에게 다가가자 천사는 내 이마에 칼끝으로 P자 일곱 개를 썼다.(P는 이탈리아어로 를 의미하는 peccato의 첫 글자로서, 연옥의 일곱 비탈에서 씻어야 하는 오만, 시기, 분노, 태만, 인색, 낭비, 탐식, 애욕의 죄를 가리킴. 이들은 비탈을 지나 오르면서 하나하나 씻기고 그에 따라 글자도 하나씩 사라진다.) 우리는 문 안으로 들어갔다.

 

10

(329일 월요일, 오전 10시경)

위대한 조각들을 본다.[성서시대의 다윗 왕부터 많은 이야기들이 그려진 부조를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나는 무거운 짐을 등에 이고 있는 영혼들이 보였다.

 

11

(329일 월요일, 오전 11시경.)

그들은 교만의 죄를 벌 받고 있는 것이었다. 영주, 작가, 화가 등[단테 지인의 스승도 있다.]이 인간의 재주, 세속의 영예는 덧없는 것임을 그 영혼들은 일러준다.

 

12

(329일 월요일, 정오.)

짐을 진 영혼과 헤어지고 신화와 성서의 이야기들이 새겨진 돌을 밟고 걸었다. 정오. 천사가 왔다. (두 번째 둘레) 우리는 계단이 나와 오르기 시작했다. P자 하나가 사라지고 내 몸은 좀 더 가벼워졌다.

 

13

(329일 월요일, 정오가 조금 지난 무렵.)

계단 꼭대기 산이 두 번째 잘린 단지에서 질투의 죄를 응징하는 목소리들이 들렸다.(목소리들은 사랑을 권유하는 채찍이다.) 절벽에 기대고 있는 한 무리 망령들을 보았는데 그들은 기도하며 도움을 요청하고 있었다. 그들의 눈썹은 모조리 철사로 뚫려 꿰매져 있었다. 그 중에 사피아(프로벤차노 살바니의 아주머니뻘 되는 여자. 조카가 권력을 잡는 것을 시기했다.)를 만난다. 그녀는 자신의 이야기를 일가들에게 전해달라 부탁한다.

 

14

(329일 월요일, 오후 2시부터 3시 사이.)

살아있는 상태로 여기에 온 나를 궁금해 하며 피렌체와 주변정세를 이야기하는 두 영혼을 만난다. 그들은 귀도 델 두카(추측인데, 오네스티 가문의 조반니 델 두카.)와 리니에리(궬피 당원으로 파엔차와 파르마, 라벤나의 영주였다. 1276년 귀도 다 몬테펠트로에 패했고 1296년 포를리에서 죽었다.) 그들은 많은 안타까운 사람들의 신세를 한탄한다.

우리만의 외로운 길을 가고 있는데 누구든 나를 만나면 나를 죽이리라!’(카인의 말이다.)는 소리가 구름을 찢고 우리를 지나쳐 굴러갔다.

 

15

(329일 월요일, 오후 3시에서 5시 사이.)

찬란한 빛을 내는 천사가 다가왔다. 천사는 덜 가파른 계단으로 이어지리란 말을 남긴다. 베르길리우스와 하느님의 선을 더 많은 사람이 가질수록 커지는 것에 대해 토론했다.

다음 둘레에 이르러 사람들로 가득 찬 성전이 보였다.[용서에 대한 꿈이었다.] 길잡이가 비틀거리며 걷는 나를 다그쳤다. 나는 꿈을 이야기해주었다. 웬 연기가 어두운 밤처럼 다가왔다.

 

16

(329일 월요일, 오후 5시경.)

너무나 두터운 안개 때문에 나는 길잡이의 어깨를 붙잡고 걸었다. 그 속에 하느님께 드리는 기도들이 숱하게 들려왔다. 분노의 죄를 씻기 위한 기도들이었다. 목소리가 말을 걸었고 그는 우리에게 길을 가르쳐주었다. 내가 그에게 세상이 사악해지는 이유를 물었다. 그 원인이 하늘에 있는 것인지, 땅에 있는 것인지. 그는 인간은 자유의지를 가진 존재로 그것은 하늘도 통제하지 않는다고, 원인은 사람, 자신에게 있는 것이라 답한다. 타락한 교회에 대한 비판도 했다.

 

17

(329일 월요일, 오후 5시에서 6시 사이.)

안개를 벗어났을 때 해는 이미 지고 없었다. 분노로 스러져간(성서 속에 나오는) 여인들의 환영이 지나갔다. 그때 빛나는 천사가 길을 알려주었다. 그 길의 마지막 계단까지 올랐다. 길잡이의 가르침. 교만, 질투, 분노에 대한 이야기들이었다.

 

18

(329일 월요일, 자정 무렵.)

사랑에 대해 앎을 청하자, 베르길리우스가 답해주었다. 사랑이 외부에서 온다면 어떻게 좋은 사랑인지, 나쁜 사랑인지 알 수 있느냐는 내 질문에 길잡이는 이성과 자유의지를 믿고 베아트리체를 기다리라 말했다.

졸고 있는데 등 뒤에서 망령들이 달려왔다. 길을 묻는 길잡이에게 그 영혼들은 우리 뒤를 따르면 스스로 길을 찾을 것이라 이른다. 그들은 나태를 물어뜯고 있었다. 그들이 멀어지고 나는 잠들었다.

 

19

(330일 화요일, 새벽.)

꿈에서 추한 여자를 만났는데 나의 시선이 닿자 아름다워졌다. 그녀는 세이렌(사람들을 유혹하여 연옥의 다섯 번째, 여섯 번째, 그리고 일곱 번째 둘레에서 영혼들이 씻고 있는 죄들(각각 탐욕, 대식, 음란)을 짓게 만드는 요녀.)이었다. 그녀가 노래를 부르는데 거룩한 여인이 나타나 막아섰다. 꿈에서 깼다. 해를 등지고 걸었다.

천사가 벽들 사이로 길을 터주었다. 꿈을 이야기하자 길잡이는 우리 위에(다섯 번째 단지.) 영혼들이 그 요녀 때문에 울고 있다 말한다. 다섯 번째 단지에는 바닥에 엎드려 얼굴을 숙인 채 눈물을 흘리는 영혼들이 보였다. 나는 그곳에서 자기 탐욕을 참회하는 자(하드리아누스 5. 12767월에 교황이 되었으나 삼십팔 일 만에 죽음. 그의 탐욕에 대한 기록은 없다.)를 만났다.

 

20

(320일 화요일, 오전.)

청빈한 삶을 찬양하는 영혼을 만났다. 그는 위그 카페(프랑스 카페 왕조를 연 첫 번째 왕.)였는데 후손 왕들의 탐욕을 부끄러워했다.

산이 요동쳤다. 찬양의 진동이었다.

 

21

(330일 화요일, 오전.)

한 그림자가 다가왔다. 산이 요동친 이유를 베르길리우스가 그에게 물었다. 그는 이 산의 진동이 어떤 영혼이 깨끗해졌음을 느끼고 몸을 일으켜 세우거나 단번에 위로 올라갈 때 생긴다고 답했다. 그는 오백 년 넘게 여기서 고통을 받고 있다가 이제야 저 높은 나라로 올라갈 자유로운 의지를 느꼈다고 했다. 자신을 스타티우스(시인. 베르길리우스(이성과 고전문화)에서 베아트리체(은총과 계시)로 가는 교두보 역할을 하는 인물. 단테는 스타티우스를 기독교로 개종한 인물로 내세운다.(허구))라고 소개했다. 그는 베르길리우스를 찬양했다. 그가 내가 웃는 이유를 물었다. 나는 그에게 길잡이를 베르길리우스라고 알려주었다.

 

22

(330일 화요일, 오전 10시경.)

여섯 번째 둘레에 이르렀다. 베르길리우스가 스타티우스에게 어떻게 탐욕을 일으켰었는지 물었다. 스타티우스는 탐욕이 아니라 부절제의 죄를 지었다 답한다. 스타티우스는 길잡이에게 당신과 당신의 친구들(작가, 시인)은 어디에 있는지 물었다. 베르길리우스는 자신과 친구들은 지옥의 첫 번째 마당에 있다고 대답했다.

아래가 얇고 위가 굵은 나무 위로 폭포수가 떨어지고 있는 곳에 이르렀다.

 

23

(330일 화요일, 정오경.)

두 영혼을 뒤따라 걸어가고 있는데 기쁨과 고통이 섞인 노래가 들려왔다. 그들은 가죽만 앙상하게 남은 몰골이었다. 그중에 나를 알아보는 영혼이 있었는데 포레세(단테 아내의 사촌. 탐식이 있었다고 한다.)였다. 여기는 탐식의 죄를 씻는 곳이라고 그가 말해주었다. 나는 그에게 베르길리우스와 스타티우스를 알려주었다.

 

24

나는 그에게 다른 망령들의 소개를 부탁했다. 교황도 있고 주교도 영주도 있었다.[뜬금없이 단테 자신이 속한 청신체파를 상찬하는 말을 늘어놓고] 그 무리와 우리는 헤어졌다.

가지에 주렁주렁 열매가 달리고 그 아래서 망령들이 울부짖는 곳이 나타났다. 잎사귀 어디에선가 저리로 가라며, 이 나무는 이브에게 열매를 준 나무에서 나온 것이라 일러주었다. 머리의 P자 하나가 또 지워진다.

 

25

(330일 화요일, 오후 2시경.)

저들은 음식을 먹을 필요가 없는데 왜 말랐는가 물었다. 베르길리우스는 그 대답을 스타티우스에게 요청한다. 스타티우스는 태아에 영혼이 깃는 것을 설명하면서 망령도 그런 감각을 지니고 있다고 설명해 주었다.

우리는 마지막 구비에 다다랐다. 불속에서 순결을 찬미하는 노래가 들렸다. 그들은 치유되고 있는 것이리라.

 

26

불꽃 속의 영혼들이 진짜 몸을 가진 나를 보고 놀라워했다. 한 영혼이 다가와 나에 대해 물었다. 나는 내 상황을 설명했다. 그리고 뒤의 영혼들에 대해 물었다. 욕정에 의해 벌을 받고 있으니 이름을 알려줄 수 없다 이르며 자신의 이름만 밝힌다. 귀도 귀니첼리(볼로냐의 시인. 청신체파의 전형이 되는 시를 처음 썼다고 알려졌다. 단테와 귀도 카발칸티가 이를 계승했다.)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나는 그를 찬양했다.

 

27

(330일 화요일, 석양 무렵.)

천사가 나타나 불꽃 속으로 들어가서 저쪽의 노랫소리에 귀를 기울이라 일러 나는 두려워졌다. 길잡이가 나를 안심시켰고 우리는 불 속으로 들어갔다. 너무 뜨거웠다. 오르막에 이르러 계단을 침대삼아 누웠다. 꿈에 레아(우리가 세상에서 이웃을 사랑하고 선하게 행동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행복을 상징하는 인물. 구약에 나오는 야곱의 처 중 한 명.)가 나타났다.

가장 높은 계단에 이르러 베르길리우스는 이제 내가 자신이 더 이상 알지 못하는 세계에 왔다고 했다. 나의 머리에 왕관과 면류관을 씌운다면서 마음껏 활보하라고 알려주었다.

 

28

(331일 수요일, 오전 6시에서 7시 사이.)

아름다운 숲을 둘러보고 있다가 검은 빛깔로 흐르는 시내를 만난다.(레테 강.) 그때 강 건너편에 한 여인이 꽃을 따며 나타났다. 그녀는 이곳이 에덴이라 일러주었다.

 

29

(331일 수요일, 오전 7시에서 8시 사이.)

레테 강을 사이에 두고 나란히 그녀와 걸었다. 신비로운 빛들이 빛나고 하느님과 마리아를 찬양하는 존재들을 보았다. 여섯 개의 날개를 단 네 마리의 신비로운 짐승이 보였고 그 사이에 그리핀(상체는 독수리며 하체는 사자의 모습을 한 상상의 동물. 신성과 인성을 동시에 지닌 그리스도를 상징.)이 전차를 끌고 나왔다. 여러 신성한 무리들이 그 전차를 에워싸거나 뒤따르며 다가와 내 앞[강 건너 맞은편]에서 멈췄다.

 

30

무리들은 꽃을 뿌렸다. 그리고 전차에서 한 여인(베아트리체)이 나타났다. 베르길리우스에게 몸을 돌렸지만 그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베아트리체가 내게 슬퍼하지 말라고 한다.(신곡에서 유일하게 직접적으로 단테라는 이름이 등장하는 구절이다.)

내가 울고 있을 때, 그녀는 자신과 나 사이의 일을 주변에 이야기한다. 내가 심연으로 빠져 나의 영혼을 구원하기 위해 그녀가 나를 이곳으로 데려오도록 했다는 것이다.

 

31

그녀는 내가 왜 희망을 버리고 심연에 빠졌는지 다그쳤다. 나는 당신을 상실한 슬픔 때문이라 답했다. 그녀는 계속 나를 야단쳤다. 그녀는 살아있을 때보다 더 아름다워 보였다. 뉘우침의 고통으로 나는 쓰러졌다. 처음 만났던 여인이 나를 데리고 강을 건너다 준다. 나는 강물을 마셨다. 내가 베아트리체 앞에 가자 아름다운 여인들이 베아트리체를 찬양하며 나를 봐주라 간청했다.

 

32

내가 넋을 놓고 베아트리체를 바라보자 다른 여신들이 그녀를 그렇게 뚫어지게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충고했다. 베아트리체는 나에게 세상의 죄인들을 돕기 위해 저 전차를 잘 봐두었다가 돌아가서 글로 쓰라 일렀다. [그리고 전차가, 교회가 박해받는 일, 이단으로부터 위협받은 일, 세속화된 일, 이슬람의 등장, 교황의 세속화된 권력 따위를 상징하는 일을 겪는다.]

 

33

(331일 수요일, 정오.)

베아트리체의 요청으로 나는 에우노에 강물로 선행의 기억이 회복되었다.

 

단테 [신곡] '천국편'으로 이어집니다.↓

booklogoo.tistory.com/74

 

단테 [신곡] '천국편' 소개 및 줄거리

1곡 (3월 31일 수요일, 정오가 조금 지난 시각.) 내게 이 마지막 임무[천국의 모습을 그려내는 것이다.]를 완수할 수 있도록 아폴론[태양의 신이면서 문학의 신이기도 하다.]과 뮤즈의 가피를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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