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곡 (3월 31일 수요일, 정오가 조금 지난 시각.) 내게 이 마지막 임무[천국의 모습을 그려내는 것이다.]를 완수할 수 있도록 아폴론[태양의 신이면서 문학의 신이기도 하다.]과 뮤즈의 가피를 기도했다. 베아트리체를 따라 태양을 바로 바라보았다.(여기서 순례자는 신성화된다. 필멸자의 몸으로 이를 수 없는 곳이 천국이기 때문이다. 육신을 가지고 갔는지 아닌지에 대한 언급은 회피한다. 다만 그가 변신했다는 것만 암시할 뿐.) 내가 혼란스러워하자, 베아트리체가 안심시키며 타일렀다. 2곡 하느님의 나라를 향해 빠르게 나아갔다. 첫 번째 별(달)에 올랐다. 나는 베아트리체에게 달 표면의 검은 자국이 왜 있는지 물었다. 베아트리체는 하느님의 사랑은 고루 찬란한 빛이지만 받아들이는[반사하는] 정도에 따라 차이가 난..

※연옥은 로마 카톨릭의 내세관에 나오는 곳으로, 하느님의 은총과 사랑 안에서 죽었기 때문에 영원한 구원은 보장받았으나, 완전하지는 못해 일정한 정화의 과정을 거치는 곳이다. 1곡 (3월 28일 부활절 일요일, 새벽. 순례자가 여명이 오는 시각에 연옥에 들어선 것은 재생과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 전체적으로 순례자는 지옥으로 내려갔다가 연옥을 거쳐 천국으로 올라간다.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 승천이라는 신성한 주요 사건들에 대응된다.) 죽은 공기에서 벗어나자 나는 활기를 찾았다. 한 노인(마르쿠스 포르시우스 카토. 로마의 공화주의자. 카이사르와 폼페이우스의 야망에 맞섰지만 내전이 일어나자 폼페이우스의 편에 섰다. 카이사르가 승리하자 자살한다. 원래 림보에 있었는데, 연옥으로 끌어올려 입구를 지키게 한 것은..

단테 알리기에리(Dante Alighieri) 1265년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태어났다. 중세에서 근대로 넘어가던 시기의 위대한 철학자로, 그리스, 로마의 고전, 중세의 신학과 철학, 자연과학을 두루 섭렵했다. 어린 시절부터 싹튼 베아트리체에 대한 사랑을 일생 동안 간직하며 창작의 영감을 주고 영혼의 구원을 이끄는 존재로 삼았다. 청년 시절 ‘청신체파’라는 혁신적인 문학운동을 주도했고, 베아트리체를 향한 사랑을 표현한 시와 산문을 모아 ‘새로운 인생’(1294)을 펴냈다. 이후 현실 정치에 뛰어들어 피렌체의 행정과 외교, 군사 방면으로 활동하다가 정쟁에 휘말려 1302년 피렌체에서 영구추방 당한다. 그 후, 세상을 뜰 때까지 유랑하며 ‘속어론’, ‘제정론’, ‘향연’ 등을 집필했다. 대표작 ‘신곡’은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