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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21. 탈주 제보
미행이 붙은 것을 느낀 이지숙은 위험을 감지하고 교무실로 들어섭니다. 어제의 일로 영웅이 된 손승호가 다른 교사들에게 둘러싸여 있습니다. 이지숙은 병원에 전화해 학부모에게 말하듯 염상구에게 위험을 경고합니다.
들몰댁은 방면된 후 친정에서 이틀을 앓아누웠다가 아이들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옵니다. 집에 돌아오자 짐짓 반기는 체하며 이것저것 캐묻는 이웃 구룡댁이 경찰의 끄나풀일 것이라 단정합니다. 시아버지 굿을 위해 다시 소화를 찾아간 들몰댁의 사정을 듣고 소화는 친근감을 느낍니다.
김범우는 유치장에서 만난 스님을 만나기 위해 순천으로 가다 조한규와 마주칩니다. 조한규는 상업학교 주임으로 일제시절 신사참배에 열 올리며 두 학생을 가미가제 특공대로 보내 서장의 표창까지 받은 인간입니다. 그는 김범우에게 벌교의 중고등학교 교원이 되어 달라 부탁합니다. 김범우는 저런 자가 주도하는 해방이후의 현실에 깊은 회의를 느낍니다. 순천경찰서에서 한창길에게 스님이 광주고법으로 넘겨졌다는 말을 듣습니다. 학교에 찾아갔다가 토론하던 선우진에게 김범우가 남긴 말은 꼭 한 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작가의 인식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이지숙을 미행하던 오칠성의 보고를 받던 염상구는 뭔가 짚이는 것이 있었습니다. 그는 부하들에게 자애병원 간호원을 납치하라 지시합니다. 간호원을 위협해 안창민을 치료 중이었다는 자백을 받아낸 염상구와 청년단원들은 병원으로 부리나케 출동합니다.
22. 병원 사건
전명환과 이지숙은 함께 체포되었지만 처우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전 원장은 고문하지 말라는 서장의 지시에 취조만 받았지만 이지숙은 불타버린 경찰서 지하 고문실에서 염상구와 장길춘에게 모진 매질을 당하며 고문을 당하고 있었습니다.
김범우는 경찰서에 찾아가 서장과 면담하면서 무기에 의한 협박으로 의료행위를 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조서를 부탁합니다. 전 원장과 면회하면서 입을 맞추기 위해 이런 사실을 알립니다.
염상진은 이진숙의 전화를 받은 날 밤, 안창민을 업고 탈주했습니다. 그날 정하섭이 숯막으로 찾아옵니다.
선암사로 향하던 운정은 포교당에서 선암사에서 일어난 사건의 전말을 듣습니다. 부주지승인 법일이 소작인들에게 땅을 나눠주자고 주장하다가 좌익사범으로 몰린 것이 사건의 전말이었습니다. 법일은 김범우가 순천유치장에서 만났던 승려였습니다. (이 스님의 모티브는 작가 조정래의 아버지입니다. 실제 선암사 부주지승이었던 조종현 씨가 해방직후 토지를 작인들에게 분배하자고 주장했다가 좌익사범으로 몰려 고초를 겪었다고 합니다.)
민 순경의 마누라 보성댁이 화가 뻗쳐 아들의 손을 잡고 죽산댁(염상진의 처)의 집에 찾아옵니다. 아들 광조가 보성댁의 아들 세훈이 빨갱이 자식이라고 따돌리자 두둘겨 팼던 것입니다. 보성댁은 이번 난리에 남편, 민 순경을 잃은 여자였습니다. 민 순경은 직위를 이용해 치부해온 더러운 작자였습니다만 이런 형편에 맞설 수가 없었습니다.
경희가 서울로 가기 위해 동생 성일과 순천행 열차를 타고 갑니다. 시인이 꿈인 경희는 가정학과를 다니며 국문학과 수업을 도강하고 있었습니다. 시대가 시대인 만큼 시들은 시라기보다 격문이나 선동에 가까웠습니다. 그에 반해 경희는 순수문학을 지향하며 계급의식을 비웃고 있었습니다. 경희의 생각을 통해 그 시절의 문학경향을 살짝 반추합니다.
23. 계엄군 주둔
보성, 벌교지구 사령관 중위 심재모가 이끄는 계엄군 이백 명이 11월 20일 벌교에 들어와 남국민학교에 도열합니다. 심재모는 학병 출신으로 친일파들에게 증오를 품고 있는 양심적인 사람이었습니다. 여관에 주둔하고 있는 토벌대를 바로 남국민학교로 불러들입니다. 심재모는 민간인에게 폐를 끼치면 즉결처분한다 공언합니다.
염상구는 심재모에게 따로 청년단 문제에 대한 주의를 듣고 심사가 뒤틀려 외서댁에게 갑니다. 염상구는 이지숙이 사랑에 눈먼 여자라고 단정지었습니다. 외서댁을 덮친 그는 애 들어서면 책임지겠다면서 외서댁을 탐합니다.
김사용은 독립직후 건국준비위원회 벌교지부위원장을 지낸 인물이었습니다. 그가 손을 써 전 원장의 재판 기일이 앞당겨졌습니다. 김범우는 순천으로 가기 위해 길을 나섰습니다. 읍내는 계엄군이 오고 야간통금 외의 통제를 해제한 실감이 나도록 활기찼습니다. 전 원장과 간호사, 이지숙은 실형 1년을 선고받습니다. 재판소는 일제 때 그대로고 그 속에 재판을 진행하는 법관들 또한 마찬가지였습니다. 김범우는 씁쓸한 기분으로 전 원장을 구명할 방도를 생각합니다.
시아버지 굿을 마치고 나서 소화는 들몰댁에게 함께 살지 않겠느냐고 제안했고 들몰댁은 그렇게 하기로 했습니다. 소화는 들몰댁의 남편이 좌익이기에 그녀를 선택한 것이었습니다. 정하섭과 내통하는 비밀을 지킬 수 있겠다 싶었던 탓이지요. 이런 정황은 염상구에게 낱낱이 보고되었습니다.
24. 분노의 소작인
심재모의 조치로 모처럼 벌교 장이 섭니다. 심재모는 옛 신사터에 지휘본부를 차리고 다섯 개 소대를 보성, 조성, 고흥, 벌교에 고루 배치합니다. 토벌대와 군대의 숙소는 일제가 버리고 간 창고로 잡았습니다.
하대치는 장터댁네에 와있습니다. 하대치는 장터댁을 이용해 겨울옷을 준비하려고 합니다. 명목은 목포에 매립공사가 벌어져 솜옷을 지어다 팔면 돈이 될 것이라고 속입니다. 장터댁은 사람들을 모아 만들겠노라 약속합니다.
정현동의 집에 마름 허 서방과 마삼수, 김복동, 노덕보, 강동기(강동식의 사촌동생) 등의 회정리 삼구 작인들이 쳐들어왔습니다. 정현동이 서운상에게 농지를 헐값에 넘긴 것을 알았기 때문이었죠. 작인들은 토지의 우선권을 주장하지만 정현동은 그럴 수 없다고 버팁니다.
한바탕 싸움이 일어났고 허 서방을 제외한 네 명은 계엄군에게 연행됩니다. 심재모는 사건의 전모를 파악하면서 지주란 것들에게 혐오감을 가집니다. 심재모는 최소한의 생존권 박탈이라는 관점에서 사건을 바라봅니다.
25. 농민, 그 사무치는 설움
정현동의 집에서 난동으로 잡혀간 사내들의 아내들이 면회를 갔다가 면회는 못하고 사식만 넣어주고 돌아와 토지개혁을 요구한 민중들을 총칼로 막아선 미국과 미군정을 성토합니다. 그 시절 소요로 인해 검거를 피해 군대로 간 장정들이 많았습니다. 말 끝에 강동기의 처, 남양댁에 염상진이 딱 하나 잘못한 것이 정현동을 처단하지 않은 것이라 야멸차게 쏩니다.
정님이는 자기 방에서 친구 순덕이와 수를 놓다가 윤태주가 자신을 자기 여자라 소문내고 다닌다는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정님의 마음에는 아직도 정하섭 뿐입니다. 그 사이 책방에는 정체모를 여인이 문기수에게 염상진이 보낸 쪽지를 던지고 갑니다. 내일 부용산 용연사 미륵바위 아래로 나오라는 명령서였습니다.
심재모는 농촌문제를 자문하기 위해 김범우에게 의사를 타진하지만 김범우는 더 맞춤한 사람으로 서민영을 소개해 줍니다. 서민영은 일제시절부터 야학운동을 해온 기독교사회주의자였습니다. 한때, 염상진, 안창민, 김범우, 손승호 등도 그의 영향 아래 있었습니다. 치안유지법에 걸려 고문으로 왼쪽 다리를 절게 된 사람이었죠. 그는 집안의 땅을 공동농장화해 운영하면서 벌교에서 야학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서민영은 심재모에게 동학농민운동의 의미를 간략하게 설명한 뒤, 합방이전 일제의 농지수탈, 합방이후 동척을 통한 토지조사 방식의 농지 약탈 등으로 농촌이 참담해졌다고 설명합니다. 일제는 지주체제를 이용해 수탈을 극대화했습니다. 소작기한을 일 년 단위로 짧게 정했고, 계약을 문서화했으며 고리채를 실시한 것이죠. 먹을 게 없어서 고리채로 쌀을 빌리고 추수기에 갚고 나면 또 궁핍해지는 악순환. 자영농은 몰락하고 소작인들 얼굴에는 부황기가 드는데 지주들만은 피둥피둥 살이 찌는 시절이었습니다.
기미년 만세운동이 그렇게 격렬하게 불타오른 데는 이런 절박한 현실이 배경에 있었습니다. 농민들은 가장 전투적이었기에 가장 많이 상한 계층이었습니다. 이후 끊임없이 소작쟁의가 일어났고 농민운동은 대중화되었습니다만 일제의 매서운 탄압 앞에 하나 둘 잠적합니다. 해방 후에는 미군정이 친일파, 지주의 무력으로 등장하게 됩니다. 대구십일봉기는 그런 배경에서 일어납니다. 앞서 아낙들이 말하던 봉기와 접점을 이룹니다. 이 때 군대로 도망간 젊은이들이 십사연대에 많았던 것입니다. 반대세력을 모두 공산주의로 매도하는 풍토를 성토하며 서민영은 말을 마칩니다.
26. 겨울달빛 실린 고샅길
신 씨는(안창민의 모) 소작인들에게 소작료를 이 할로 파격적으로 낮춰서 받고 있습니다. 아들의 제안을 그대로 받아들였던 것입니다. 신 씨의 병증에 작인들이 손발 걷고 나서는 이유도 이러한 연유가 있었습니다. 제세공과금까지 신 씨가 내어주었으니 작인들은 다른 작인들에 비해 엄청난 혜택을 받았던 것입니다. 신 씨는 쌀을 팔아 전 원장 등의 옥바라지를 할 결심을 합니다.
문기수는 염상진을 만나러 용연사로 향합니다. 미륵불 앞에서 절을 하면서 염상진의 명령을 듣게 됩니다. 명령은 세포조직을 구성하고 청년단까지 침투시킬 것이며 계엄군 중에 동지를 찾을 것과 정보활동을 적극 전개하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반란군과 군경에 대한 소문, 소개작전에 의한 민간인 희생이 풍문으로 돌고 있습니다. 남이 북으로 올라갈 것이란 이야기도, 북이 남으로 내려올 것이란 이야기처럼 섬뜩한 핏물이 배인 이야기들이었습니다.
정현동, 읍장, 윤삼걸, 최익달이 남원장에서 저녁을 먹고 있습니다. 정현동이 모은 자리로 심재모를 압박해 자신을 공격한 작인들을 엄벌하도록 여론을 모으기 위한 목적이 있었습니다. 최익달은 심재모의 사상을 의심합니다. 의외로 정현동에게 쓰기 좋은 패를 던져준 것이었죠. 더해 최익달은 일정 때가 좋았다고 목에 핏대를 세웁니다.
청년단에 끌려가 매를 맞았던 윤 부자네 작인 서인출(들몰댁 동생), 김종연, 유동수, 장칠복 넷이 유동수의 집에 모입니다. 끄나풀은 역시 마름 오 서방이었습니다. 이들의 대화주제도 정현동네 작인들 사건이었습니다. 작인들은 작인들 나름대로 이번 사건에 촉각을 세우고 추후 자신들에게도 닥쳐올 문제에 대비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김종연의 걸쭉한 음담이 길게 이어지고 분위기는 달아오르지만 통금이 다 되어 사람들은 달 밝은 고샅을 걸어 집으로 향합니다.
27. 우리의 국토를 양단시킴으로써 민족을 분열시키어 동족상잔의 비극을 초래하려 한다 – 백범 김구
정현동네에서 난동을 부리다 잡혀온 넷이 유치장에 사흘째 갇혀있습니다. 처벌이 늦어지는 것이 자신들의 처분에 어떤 영향을 줄지 촉각을 세우고 있었습니다. 강동기는 이런 계엄시국에 처벌이 늦어지는 것은 자신들에게 좋은 방향일 거라 추측합니다.
심재모는 전 원장 구명을 위해 진정서를 돌리고 있는 김범우의 이야기를 꺼내며 정현동 사장 건에도 진정서를 돌리면 어떻겠냐고 말해 권병제를 놀라게 합니다. 심재모는 서민영 선생이 이 일에 적임자라 생각합니다.
과수원댁은 창고에 은신하고 있는 아들 배성오에게 먹을 것을 가져갑니다. 과수원댁은 안창민이 무사하다 전하기 위해 신 씨에게 들렀다가 치료비랍시고 신 씨가 내민 쌀 열 가마니 값을 받아왔습니다. 배성오는 어머니에게 공작금까지 부탁한 차였습니다. 배성오가 문기수에게 염 대장의 명령을 전달했던 것입니다.
서민영의 부름을 받고 김범우와 손승호가 서민영의 서재에 모였습니다. 서민영은 신설될 상업학교에 두 사람이 교원으로 들어가길 바라는 빛을 내비칩니다. 서민영은 조한규 같은 사람을 견제하고 싶어 합니다. 완곡하게 거절하며 생각해보겠다는 정도로 이야기는 일단락 나고 세 사람은 백범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서민영은 백범의 민족일체의 자주독립국을 이루려는 정견에 대해 찬동과 칭찬을 아끼지 않는 반면 우남(이승만의 호)에 대해서는 날선 비판을 가합니다.
상해임정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김범우에게 그 또한 소중한 자산이라며 연구해 보아야 할 것이라 서민영은 말합니다. 그 말에 김범우는 무엇을 더 공부해야 할지 감을 잡게 되었습니다. 분단의 문제에 대해선 백범의 말에 서민영이 찬성의 뜻을 보냅니다. 남한만의 단선을 실시하려는 유엔 한국위원단을 향해 백범은 ‘우리의 국토를 양단시킴으로써 민족을 분열시키어 동족상잔의 비극을 초래하려 한다.’라고 공박했던 것이었습니다.
밥상이 들어오고 김범우는 단재 선생에 대해 서민영에게 묻습니다. 서민영은 단재 선생 옆에서는 백범도, 도산도, 우남도 빛이 바랠 수밖에 없는 걸출한 독립 운동가였다고 말해줍니다.
28. 아부지는 얼굴도 몸도 뻘건 디는 하나또 웂는디 워째 사람들은 아부지보고 빨갱이라고 헐까?
저녁 무렵, 덕순과 광조는 아픈 엄마(죽산댁)를 위해 참게를 잡기 위해 방죽길로 나섰습니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둘은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광조가 누나에게 묻습니다. ‘아부지는 얼굴도 몸도 뻘건 디는 하나또 웂는디 워째 사람들은 아부지보고 빨갱이라고 헐까?’ 라고요. 둘은 아버지에 대한 사무치는 그리움으로 바다를 향해 아버지를 크게 외쳐보았습니다.
외서댁은 친정에서 양식을 얻어서 돌아오며 처녀 적에 손톱에 꽃물들이던 생각에 잠깁니다. 이번 달, 꽃이 비치지 않고 지나친 것이었습니다.
산에는 십이월의 추위가 닥쳤습니다. 숯막에서는 자정이 가까워서야 회의가 끝납니다. 오판돌은 조성책이었고 이해룡은 보성책이었습니다. 오판돌은 겨울은 어찌어찌 나더라도 해동이후를 걱정했습니다. 염상진은 당중앙에서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지만 자신도 걱정이 앞서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소화와 들몰댁은 정하섭에게 돈을 장만해 준 것이 청년단 끄나풀에게 들통 나 고문취조를 당하고 있었습니다. 불행 중 다행이랄까, 염상구가 추격했지만 정하섭은 잡히지 않았습니다.
진정서를 서민영에게 받아 소작인들을 풀어주고 만족스럽게 일을 처리했다고 생각했던 심재모는 뜻밖에 지주들이 심상치 않게 도전해 와 예민해졌던 찰나, 염상구의 보고를 받고 염상구를 거칠게 문책합니다. 하지만 침투한 빨갱이가 정현동 사장의 아들임을 알고 안도합니다. 소화의 자백을 받아낸 심재모는 정현동 부부의 체포를 명합니다. 소화는 하섭의 아이를 태중에 가지고 있는 상태로 염상구의 고문을 받습니다. 들몰댁은 아무것도 모르다가 취조를 받으면서 소화가 왜 자신에게 호의를 베풀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전 원장 등은 집행유예 일 년을 선고받고 풀려났습니다. 권병제는 일제시절 집안 형편상 어쩔 수 없이 경찰이 된 인물로 그나마 양심이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전 원장일행을 맞이하기 위해 역으로 나갑니다.
그 시간 정현동은 낙안댁의 죄를 자신이 뒤집어쓰기로 결심합니다.
소화는 끝까지 빨갱이가 아니라 정하섭의 정인이라고 버팁니다. 소화가 하혈을 합니다. 엄니를 부르짖는 소화를 보고 염상구는 그때서야 소화의 임신사실을 알아차립니다. 빨갱이가 아니란 것도 함께. 소화를 살려내기 위해 염상구는 고문실을 뛰쳐나갑니다.
29. 대나무 전설
수업이 시작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김범우는 부랴부랴 통근열차에 몸을 싣습니다. 열차 안에서 현오봉, 양효석을 만납니다. 학교는 수업이 제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한 학급에 칠팔 명은 유고상태였습니다. 선우진이 학생들에게 테러를 당해 목숨만 겨우 건졌다는 소식도 듣습니다.
낙안댁은 남편의 말대로 돈을 준 것은 남정네들 일이라고 진술합니다. 거짓말을 하면서 아들이 미워지는 낙안댁이었습니다. 풀려나 남편을 구명할 방법을 고민하던 중 염상구가 찾아와 소화의 임신사실을 전달합니다. 낙안댁은 염상구에게 매질로 애를 떨어지게 해 달라 부탁합니다. 염상구는 이미 떨어진 애를 가지고 쌀 스무 가마니를 부릅니다. 입원한 소화에게 하섭을 잊으라고 낙안댁은 말합니다.
이지숙은 교직을 잃습니다. 지숙은 담양의 지주 이장원의 막내 고명딸입니다. 그녀는 셋째오빠의 영향으로 사회주의자가 되었습니다. 대나무의 전설은 그녀의 셋째오빠가 들려준 이야기입니다.
악독한 지주에 의해 억울하게 죽은 남자들이 대나무로 환생해 자신들로 죽창을 만들어 지주를 죽여 달라고 했다는 전설입니다. 하도 굶어서 속이 비었다고 합니다.
지숙의 셋째오빠가 검거를 피해 달아나다가 총에 맞아죽고 지숙은 더욱 열성적인 사회주의자가 됩니다.
지숙은 서민영을 찾아가 야학에서 일하게 됩니다.
30. 전라도
소화는 퇴원하자마자 다시 유치장에 갇히게 되면서 들몰댁을 만납니다.
심재모는 정현동을 재판에 넘기기로 합니다. 심재모는 이곳 사람들이 자신들에게 호의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뿌리 깊은 불신은 대를 물린 가난과 그들이 가난한 체제를 유지하는 공권력에 대한 적의였습니다. 언젠가 부딪칠 날이 올 것을 예감한 심재모는 계엄군의 기강을 다시 한 번 다잡습니다.
정 사장과 소화는 순천 재판소로 송치되었고 들몰댁은 풀려납니다.
염상구는 책방 앞을 지나다가 한 군인과 어울리고 있는 정님을 발견하고 책방으로 들어갑니다. 염상구는 군인에게 정님이 자기 시악시가 될지도 모르니 찝쩍이지 말라고 으름장을 놓습니다. 군인이 책방에 들른 것은 문기수가 염상진의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서였는데 염상구의 엄포로 계획이 무산된 것이었습니다. 그와 더불어 염상구로부터 딸을 지켜야 하는 고민까지 덤으로 생겼습니다.
외서댁을 품던 염상구는 외서댁의 태도변화를 눈치 챕니다. 외서댁은 애가 들어섰다는 말을 합니다. 염상구는 낳으라고 말합니다. 외서댁은 이제 발을 끊으라 말하며 남편의 아이로 낳을 거라 말합니다. 염상구는 그러자, 선선히 대답합니다.
호산댁은 몸져누운 큰며느리를 찾아갑니다. 호산댁은 며느리 죽산댁을 위로하다가 상진이 세상이 오면 상구는 어쩌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이럴 바에야 좌든, 우든 형제간에 한편이면 오죽 좋으랴 싶었습니다.
심재모는 술집에서 손승호를 만납니다. 이지숙에 대해 궁금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손승호는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냅니다. 심재모는 이지숙의 사상이 의심스러운데 서민영과 함께 일하는 것이 불안하다고 말을 합니다. 이런 와중에 욕이 들려와 심재모는 왜 이곳 사람들이 욕을 그렇게 많이 하냐 묻습니다. 손승호는 전라지방은 특히 빼앗긴 것이 많아서 그렇다고 답합니다.
31. 읍내를 에워싼 불길
배성오의 형, 배윤오가 밀고해 배성오와 고두일이 칠동 과수원에서 총격전 끝에 죽습니다. 강동식, 하대치 등은 과수원에서 하룻밤 묵고 가려다가 이 사연을 듣습니다. 배성오와 고두일은 이지숙을 접선하기 위해 내려온 것이었습니다. 다음날 숯막에 데려가기로 되어 있었습니다.
두 시체는 거리에 전시되고 과수원댁은 목을 매 자살합니다.
들몰댁은 소화가 신당에 남긴 돈을 찾습니다. 삼동을 나라고 소화가 일러준 것이었지만 들몰댁은 소화의 옥바라지부터 생각합니다. 약을 지으러 갔다가 외서댁이 청년단장의 아이를 임신했다는 소문을 듣습니다. 면회를 가자 소화는 이런 시간에 정하섭이 오면 어쩌라는 것이냐며 다시는 오지 말라 이릅니다.
마삼수, 노덕보, 김복동, 강동기 넷은 손해배상금 장만을 위해 모였습니다. 허출세(정현동네 마름)에게 육 부 이자로 돈을 빌리러 가야했습니다.
읍장 이병주와 최익달 등이 남원장에서 술자리를 마련했으나 심재모는 참가하지 않았습니다. 지주들은 정현동의 처분을 보면서 새삼 계엄군 사령관의 위치를 확인했기 때문인데 정작 본인은 공무가 바빠 거절했던 것입니다.
이지숙은 안창민의 안위를 확인하고 하산했습니다.
이지숙은 문기수를 감시합니다. 그리고 대원들의 집을 확인하다가 들몰에서 외서댁이 저수지에 투신했다는 소문을 듣습니다. 염상구에 대한 분노가 치밉니다. 외서댁을 저수지에서 건진 사람은 왕주댁으로 외서댁이 불안해 지켜보고 있었던 탓에 초기에 수습, 구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어느날 밤 징광산, 금산, 제석산 상봉에 동시에 불이 올랐습니다. 사람들은 그 불길이 염상진네의 것임을 알아차렸습니다. 불길은 자정 무렵까지 타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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