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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피할 수 없는 맞섬
심재모, 권병제, 염상구, 임만수가 새벽까지 비상대기 중입니다. 앞서 산에 봉화가 일제히 올랐기 때문입니다. 심재모는 염상구가 외서댁을 강간한 사실을 알고 처벌하고 싶지만 상황이 상황이니 만큼 참고 있습니다. 사회적 분위기 또한 남자가 여자를 강간하는 것을 죄로 생각하지 않고 여자는 사건화 되는 것을 꺼려하는 시대였습니다. 심재모는 버마전선에서 정신대여성과 관계한 역겨운 경험을 떠올리며 정신대가 얼마나 될까 혼자 가늠해 봅니다. 이것은 왜 공론화 되지 않은 것인지 의문을 품습니다.
외서댁은 처가에 있었습니다. 자살소동이 있고 외서댁의 어미, 밤골댁은 한사코 외서댁을 붙들어두었던 것입니다. 봉화가 오르자 외서댁의 아비는 외서댁을 장흥 이모네로 보냅니다.
비상대기 시 나왔던 율어면에 대한 감시를 위해 심재모는 율어에 연고가 있는 사람을 하나 골라내고 직접 조사할 계획을 세웁니다. 작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지역 유지들이 모여 식사를 제안합니다. 그들은 빠른 소탕을 독려하면서 대동청년단이 대한청년단으로 바뀌었는데 개편하자면서 단장자리에 유주상을 천거합니다. 마땅히 염상구를 처벌하지 못하고 있던 차에 잘되었다 싶었던 심재모는 자리를 뜨며 유주상에게 앞으로 작전에 참가하시라 이릅니다.
2. 그것은 이긴 싸움
역시 율어면은 염상진의 야산대에 의해 장악된 상태였습니다. 네 명밖에 없는 지서에 이백여 명이 들이닥쳤던 것입니다. 당중앙의 지령에 따른 전술이었습니다. 율어는 땅이 비옥하나 사방이 산인 분지로 천혜의 요새였습니다. 심재모와 염상진 병력 간 첫 교전이 일어납니다. 심재모는 패퇴합니다.
김복동, 노덕보, 강동기, 마삼수 넷은 바뀐 땅주인 서운상에게 소작을 달라고 오늘까지 세 차례나 찾아갔다가 모여 앉아 있었습니다. 뜻대로 되지 않고 갑갑한 심정에 함께 있던 노인, 한장수에게 이야기나 하나 해 달라 합니다. 강동기는 갑오난리 이야기를 청합니다.
한 장수는 동학군이었습니다. 동학군이 일본군에 패퇴하고 쫓기면서 일본군대가 저지른 참담한 행위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인내천을 믿었냐는 강동기의 말에 장수 노인은 인내천 세상을 만들었다면서, 관군에 이기고 일본군과 싸움에 진 것이 사상의 열등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라 항변합니다. 강동기는 재작년 십일월 싸움(대구 십일월봉기)에 대해 장수 아재에게 묻습니다. 장수 아재는 동학란 일본놈이 이제 미국놈으로 바뀐 것이라며 아직도 싸우고 있기에 끝난 게 아니라 말합니다. 양코쟁이들 몰아내야 하는 것이란 말에 일동이 펄쩍 뜁니다. 위험한 발언이었기 때문이죠. 앞서서 나선 사람들은 남은 사람들의 마음을 믿고 가는 것이란 대목이 특히 가슴에 와 닿는 대화였습니다. 이야기는 제주 이야기로 흘러갑니다. 닥치는 대로 죽이고 있다는 소문을 들었던 탓입니다. 사람들은 우남을 비판합니다.
3. 평행선
1월 1일. 양력설을 쇠라고 법까지 정했다는 말에 사람들은 만들라는 토지개혁법은 안 만들고 쓸데없는 것을 만들어서 사람을 괴롭힌다고 야단이었습니다. 심재모는 총상을 입은 병사를 병문안하고 돌아오는 길에 염상구가 금융조합장(유주상)에게 행패를 부리고 있다는 이야기를 서장으로부터 듣습니다. 청년단 문제로 다툼이 일어난 것이었죠. 심재모는 심드렁하니 나서지 않습니다. 염상구는 사람을 해하지는 않고 유주상의 집 기둥에 칼을 던지며 욕만 퍼부었습니다. 형사부장의 말에 바로 따라나섭니다.
낙안댁은 변호사가 요구한 공직자나 지주들의 보증서를 하나도 받아가지 못했습니다. 사상문제가 걸리자 모두들 몸을 사렸던 것입니다. 낙안댁은 믿을 건 돈밖에 없다고 돈 보퉁이를 들고 변호사를 찾아갑니다. 변호사는 소화가 돈을 정 사장에게서 받은 게 아니라고 말한다며 설득해 달라고 낙안댁을 변호사면회에 데리고 갑니다. 낙안댁은 소화에게 싹싹 빕니다.
염상진 부대가 조성면을 습격합니다. 무기노획, 사기진작, 대민선전 등을 위한 기습이었습니다. 오 분만에 심재모는 급보를 받습니다. 심재모는 보성병력으로 율어를 치게 하고 자신 등은 조성으로 향합니다. 하지만 염상진은 이미 떠나고 없었습니다. 아군의 피해만 확인하게 됩니다. 보성 쪽에서도 피해를 입었다는 소식을 듣고 심재모는 분노합니다.
4. 야학의 여선생
처음에는 심재구의 완패로 수군거리던 사람들이 염상진네에서도 세 명의 부고를 알려왔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비긴 것으로 여론이 모여 갑니다.
심재모는 염상구와 지주집단간의 알력다툼에 골머리를 앓습니다. 서장의 제안대로 김범우에게 중재를 부탁했고 김범우는 염상구가 유주상에게 사과하는 것으로 일을 매듭짓게 합니다.
이지숙은 야학에서 한글과 곱셈을 가르치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수업이 끝날 때면 은근히 계급의식을 심어주는 이야기를 하나씩 해주곤 했습니다. 이야기가 시작되려는 찰나 한 야학생이 율어에서 염상진네가 쌀을 나눠준 게 사실이냐고 물었습니다. 알아봐야 한다고 애매하게 답한 이지숙은 오늘 대나무 전설을 들려주기로 마음먹습니다.
정님의 방에서 함께 수놓던 순덕은 한숨을 쉽니다. 정님이 캐묻자 심재모를 연모하게 된 사연이었습니다. 정님은 그래도 순덕이 낫다고 합니다. 자신은 정하섭을 아직 마음에 두고 있다고 고백합니다.
심재모가 율어를 정찰하고 돌아오자 서장은 지주들이 지난 반란에 가담했던 집안에는 소작을 주지 않겠다고 결정한 것을 보고합니다. 염상진은 쌀을 나눠주고 민심을 얻고 있는데 지주들이 고작 그것밖에 안 되냐며 심재모는 화를 냅니다. 방법을 찾기 위해 서민영을 찾아갔지만 그만두라고 합니다. 김범우 또한 별다른 방법이 없을 것이라 이릅니다.
5. 누가 묵어도 묵을 떡인디
남인태의 처, 목포댁은 부상당한 남편을 문병하기 위해 순천으로 향합니다. 일제시절, 해방직후 건준시기, 미군정시기가 주마등처럼 지나갑니다. 친일경찰 남편으로 인해 천지개벽을 거푸 두 번이나 겪은 셈이었습니다. 남인태가 목포댁을 부른 이유는 전출을 도모하기 위해 돈을 준비시키려 함이었습니다.
현부자네 제각 앞에서 길남이 썰매를 만들고 있습니다. 두 살 위 동무인 동철에게서 이것저것 구해와 만들고 있었습니다. 동철의 아비는 방죽에서 총살당했습니다. 동철은 야학에서 율어에서 쌀을 나눠준 것이 사실이냐고 물었던 소년입니다. 들몰댁은 소화를 데리러 순천으로 가고 없었습니다.
지주들의 야박한 처사에 수군대던 인심은 곧 잠잠해지고 그들에게서 뗀 소작지가 누구에게로 갈 것인지에 관심이 쏠립니다. 칠복(들몰. 청년단에 매타작 당했던 작인)은 꿀을 들고 오동평이네에 갔습니다. 소작인을 잃은 땅을 부쳐 먹고 싶다는 청탁이었습니다. 서운상이와 협의가 제대로 안 된 노덕보도 아내 조성댁의 말에 그런 쪽으로 가닥을 잡습니다.
6. 술찌기를 먹고 취한 아이
염상구는 경찰서에서 부하를 족치면서 한바탕 소동을 벌입니다. 외서댁이 장흥으로 가버렸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외서댁을 임신시키고 청년단을 통해 소문을 뿌린 것은 강동식을 유인하기 위한 작전이라고 부하를 나무라는 소동을 벌여 경찰서장, 심재모 등에게 선전하려는 수작이었던 것입니다. 부하를 시켜 당장 외서댁을 데려오라고 시키지만 심재모가 제지합니다.
순찰을 나가면서 심재모는 고향의 설을 생각합니다. 행복한 기억들입니다. 그러다가 비틀거리는 한 아이를 두고 여러 아이가 놀리는 모습을 발견합니다. 아이는 배가 고파 술찌끼미를 먹고 취한 것이었습니다. 절대적인 가난의 풍경 앞에 심재모는 배곯을 일 없었던 어린 시절이 부끄러워졌습니다.
염산진은 조성지구 진공 때, 율어를 분할 타격한 심재모를 작전능력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게다가 과학화된 통신선이 얼마나 큰 무기인지 깨닫습니다. 그런 전술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가 고민거리였습니다.
염상진은 이지숙을 통해 소작이 떼인 작인들의 생계를 유격대가 책임질 것이라고 소문내게 합니다. 소문은 빠르게 번져나갑니다.
풀려나온 정현동의 집에 최익달이 최익승의 심부름으로 술도가 지분의 반을 받으러 옵니다. 정현동은 딱 잡아뗍니다. 서운상도 중도금을 치지 않고 있고 일이 꼬이기만 합니다.
7. 쑥떡뿐인 설
징광산 초소에서 율어를 내려다보던 염상진은 율어가 해방구로서 입지조건은 완벽했지만 농토의 넓이는 만족스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월북한 박헌영이 북측에 수립된 공화국에서 부수상이 된 것이 못내 꺼림칙했습니다. 어떤 불화의 불씨를 느낀 탓이었습니다. 이런저런 생각에 빠진 차에 아래 본부에서 신호연기가 올라왔습니다. 오판돌과 이해룡이 왔다는 신호였습니다.
이들은 조성, 보성, 벌교를 동시 타격합니다. 염상진이 주력을 유인하는 동안 하대치의 조는 횡계다리 위에 지주들에게서 빼앗은 쌀을 높이 쌓아놓습니다. 이른 바, 설 선물인 셈이었습니다. 횡계다리 위에는 긴장이 맴돕니다. 군인이 공포를 쏘고 군중들은 어차피 못 먹을 거, 바다에 던지려고 합니다. 김범우가 중재하기로 하고 쌀은 군인들이 가지고 갑니다. 결국 쌀은 지주들의 손에 다시 넘어가고 맙니다. 염상진은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이쪽은 민심까지 잃습니다. 심재모는 염상진의 전술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맙니다.
쑥떡을 장만하고 있는 죽산댁 집에 까끔댁이 시루를 가져다주러 옵니다. 까끔댁은 염상진이 장한 일을 했다고 죽산댁도 힘내서 살라고 응원합니다.
김복동의 아내 장흥댁과 노덕보의 아내 조성댁은 이춘삼의 집에 설음식을 준비하러 왔습니다. 떡을 찌고 전을 굽는데 조성댁의 아들, 천수가 찾아옵니다. 조성댁은 음식을 입에 대지 못하게 합니다. 이춘삼의 처, 박 씨가 아이를 발견하고 음식에 입을 댔는지 묻습니다. 안 댔다고 하자 누룽지를 뭉쳐 보내게 합니다.
8. 어두운 정월 대보름
김범우는 염상진네에게 빼앗겼던 쌀을 서민영의 야학에 기부했습니다. 서민영은 설에 읍내 아이들에게 떡을 돌립니다.
정하섭이 소화에게 와 함께 목욕하면서 고문의 흔적을 발견하고 충격을 받습니다. 다시는 그런 일을 시키지 않겠다고 하자, 외려 소화가 화를 냅니다. 하섭이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 아니냐며 계속 심부름을 시켜달라고 합니다. 하섭은 하는 수 없이 그러마라고 하고 맙니다.
유주상의 집에 최익도, 윤삼걸, 최익달 등이 모입니다. 자기들이 보기에 심재모가 미온적으로 대응하고 있어 염상진이 더 설친다고 본 것입니다. 그들은 지역유지들 만으로 안 되니, 벌교와 조성지구 좌익척결준비위원회를 만들어 심재모를 압박하자고 합의합니다. 이는 정치에 야망이 있는 유주상의 계획으로 그 지역이 국회의원선거구였습니다.
정월대보름을 며칠 앞두고 장흥경찰서가 염상진네에게 습격당하면서 대보름놀이는 모두 금지되어버렸습니다. 보름달은 외롭게 서산으로 기울어갔습니다.
9. 머시여, 벌거지!
단기 4282년, 서기 1949년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 이른 바 반민특위가 발족합니다. 쉽게 말해 친일파를 조사한다는 말이었죠. 사람들은 반신반의하면서도 이제 세상이 조금 바르게 돌아가려나 싶은 마음에 들떠합니다.
손승호는 한 학부형 노파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김범우까지 불러 심재모에게 갑니다. 노파는 사람 나고 주의도 있는 것이라며 입산한 독자의 씨를 며느리가 받게만 해달라고 간청했던 것입니다. 김범우는 이를 심리전의 일환으로 시행하면 좋을 거라고 심재모에게 조언합니다. 김범우는 서울로 공부하러 가기로 했음을 손승호에게 알립니다.
마삼수, 김복동, 강동기는 30리를 걸어 서운상을 찾아갑니다. 노덕보의 배신이 뼈아팠던 셋이였습니다. 서운상은 그 땅을 이미 팔아버렸고(벌교 유주상에게 팔았습니다.), 소작 떼인 것은 정현동에게 따지라며 너희 같은 벌거지 목숨은 알 바 없다고 합니다. 이에 눈이 돌아간 강동기가 삽으로 서운상을 내려쳐버립니다.
함께 도망가자는 마삼수에게 함께 쫓기면 안 된다고 만류하고 자신만 도망가버립니다.
10. 도라지 도라지 백도라지
서민영을 찾아온 황순직이라는 목사는 월남한 반공주의자로 벌교에 교회를 열고 싶어 했습니다. 이 만남에서 미국식 기독교의 문제, 미군정과 결탁한 월남한 기독교도들에 대한 작가의 비판의식이 서민영의 말과 생각을 통해 간접적으로 드러납니다.
김복동과 마삼수는 체포되어 심재모에게 넘겨졌습니다. 서운상은 상처가 깊어 의식이 없고 머슴의 상처도 가볍지 않았습니다. 머슴이 복동과 삼수가 함께 저지른 일이라고 진술하는 바람에 두 사람은 갇혔지만 일관되게 부인하고 정황도 강동기의 단독범행인 것으로 짐작하는 심재모였습니다. 서운상은 척추까지 다쳐 의식불명이거나 깨어나도 전신마비, 혹은 반신불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하대치는 선을 대러 가면서 장터댁과의 관계를 마무리하기 위해 쌍암장터로 갑니다. 벌교로 이사를 가게 되었다면서 하대치는 장터댁과 과계를 마무리 짓습니다.
김범우와 손승호는 이별주를 마시기 위해 만납니다. 두 사람은 강동기 사건을 이야기하며 앞으로 지주와 작인들의 갈등은 더욱 깊어질 거라 예상합니다. 미군정의 문제와 김범우가 사회주의노선을 포기한 이야기가 곁들여집니다. 미군 포로가 되었던 하와이시절 민족을 우선해야 한다고 주장하던 이민 이세, 메리 도의 이야기를 해줍니다. 그녀는 아버지가 부르는 도라지 노래를 한국이름으로 삼았던 여자였습니다. 에드가 스노의 중국의 붉은 별이란 책을 권하고 민족국가 우선을 주장합니다.
11. 미운 진달래
유주상이 주도한 벌교, 조성지구 좌익척결위원회가 남국민학교 강당에서 열립니다. 서운상의 땅을 사들인 유주상은 빨리 이 일을 벌여 범인을 잡고 싶어 했습니다. 심재모는 탐탁지 않게 행사를 지켜보다가 최익달이 범인 검거는 어떻게 되어 가느냐는 독촉에 아무런 권한도 없는 민간단체일 뿐인 당신들이 불법적인 권한을 행사한다면 계엄사령관으로서 단체를 해산하겠다고 명토박아둡니다.
삼월은 싱그러우나 춘궁기의 절정이었습니다. 아이들은 산으로 진달래를 따먹으러 다니고 아낙들은 쑥을 뜯었습니다. 손승호는 글짓기 시간에 허명길이가 지은 시를 낭독하게 합니다. 현실을 잘 반영한 좋은 시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죠. 제목은 ‘미운 진달래’였습니다. 진달래꽃을 너무 많이 따먹고 설사한 서글픈 내용이었습니다.
유동수네에 서인출(들몰댁 동생), 김종연이 모였습니다. 오동평을 찾아가 소작을 더 부치게 된 장칠복은 빠졌습니다. 이들은 오동평에게 장리쌀을 얻어야 할 형편이었습니다. 모인 김에 강동기의 사건을 이야기하며 울분을 토하는 김종연이었습니다. 김종연은 말끝에 강동기가 율어에 갔을 거라 짐작합니다.
12. 율어의 왕복길
소화가 현부자네 제각에서 하섭을 생각하고 있을 때 이지숙이 찾아옵니다. 이지숙은 동철의 집에 약간의 돈을 보태주러 왔다가 소화네에 들른 것이었습니다. 둘은 서로의 마음을 적당히 경계하며 확인합니다. 소화의 집을 떠나 길을 내려오면서 이지숙은 너른 중도벌판을 바라봅니다. 중도벌판도 죄다 조선인의 피 값이었습니다. 일제시절엔 일본놈들이 죄 가져가고 해방되자 군정과 붙어먹은 지주가 가져간 기막힌 그 땅. 여전히 거기서 땅을 부쳐 먹는 소작인들이 만든 땅이었습니다.
운정은 선암사의 대립이 생각보다 심각해 길을 나서 벌교로 향했습니다. 벌교포교당에서 당주승에게 벌교의 이야기를 간략히 듣습니다. 당주승은 선암사 주지의 편이었습니다.
남양댁(강동기의 처)은 청년단의 감시를 받고 있었습니다. 염상진네와 대치 중인 상황이라 수사에 여력이 부족했기 때문이었기도 했지만 심재모는 내심 검거를 거의 포기한 상태였기 때문이었습니다. 문제는 동행 두 명이었습니다. 머슴은 대질심문에서까지 그들의 가담을 주장했던 것입니다. 둘은 순천으로 넘어갔습니다.
지난 번 손승호의 부탁은 염상진이 허락한다면 진행해 주기로 결정한 심재모였습니다. 김범우가 율어에 가 염상진과 담판 짓고 옵니다.
정현동은 이삿짐을 다 꾸리고도 짐을 빼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최익승의 지시를 받은 최익달이 불량배를 시켜 짐을 못 빼게 막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 사이 정현동은 서운상의 처에게 술도가를 싼 값에 다시 사들여도 되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외출준비를 합니다.
윤 부자네 송 씨는 오동평을 불러 돈이 융통되는 작인, 말 잘 듣는 작인을 은밀히 수소문하라고 이릅니다. 적절한 처분과 명의변경을 통해 농지개혁 때 손해를 보지 않으려는 수작을 부리고 있었습니다.
권 서장을 찾아온 장 순경은 지난 시월 난리에 복부에 총알을 세 방이나 맞고도 전 원장의 수술로 기적처럼 살아난 사람이었습니다. 이미 근무부적격 판정을 받고 복귀가 힘든 상황이라 청년단장 자리를 내놓으라고 찾아온 것이었습니다. 그러지 않으면 경찰서에서 스스로 배를 갈라버릴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습니다. 다들 그럴 수 있는 독한 사람이라 입을 모읍니다.
태백산맥 2부 민중의 불꽃(5권) ↓
태백산맥 2부 민중의 불꽃(5권)
13. 빨갱이와 내통한 좌익분자 하대치는 경찰로 위장해 서운상의 집에 가 경찰서에서 거짓 진술을 한 머슴, 피보길을 데리고 뱀골재를 넘습니다. 그곳에서 강동기, 염상진과 만나 피보길에게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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