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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일출 없는 새벽

    정하섭은 새벽 야음을 타고 벌교로 잠입합니다. 외딴 폐허가 된 현부자네 제각에 딸린 무당 월녀의 집에 찾아가 소화를 만납니다.

    정하섭과 소화는 어린 시절부터 인연이 깊었습니다. 벌교에서 양조장을 하는 하섭의 아버지는 굿을 즐겨 벌이는 편이었기에 자주 마주쳤던 것입니다. 어린 시절 비파를 건네며 맺은 인연은 자라서도 이렇게 이어졌습니다.

    소화는 무당의 딸인 자신에게 다정하고 반듯하게 생긴 정하섭에게 연정을 품고 있었습니다. 당의 명령에 따라 벌교에 자금을 확보하러 온 하섭의 손 위에 무당인 소화가 손을 포갭니다. 

     

     

    2. 가슴으로 이어진 물줄기

    밤, 하대치의 집에서 무거운 분위기로 시작됩니다. 하대치는 이날 집을 떠나기 위해 가족들과 작별인사를 합니다. 상황이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하대치의 아버지인 하판석 영감은 고향이 나주입니다. 그의 아버지는 동학란에 가담했다가 주인댁에 죽임을 당했고 일가족은 고향에서 쫓겨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화전을 일구고 살다가 벌교에 중도방죽 공사판이 크게 벌어진다는 얘길 듣고 벌교로 흘러들어 오게 되었던 것입니다. 하대치는 판석의 아버지, 즉 하대치의 할아버지가 지어놓았던 이름이었습니다.

    하대치는 일면 매몰차보이게 집을 나섭니다. 공작금 마련을 위해 강도로 위장한 습격을 한 차례 감행한 뒤 개천을 따라 접선지로 향합니다. 가는 도중 아내의 친정인 들몰을 지나며 가슴이 먹먹해지는 느낌을 받습니다.

    가슴으로 이어진 물줄기는 천대 받는 처지의 설움과 대를 이어 면면이 이어지는 저항을 상징하는 것이겠지요. 

     

    3. 민족의 발견

    사태를 피해 문 서방네로 피신했던 김범우를 중심으로 이야기 펼쳐집니다. 김범우는 벌교의 양심적 지주인 김사용의 막내아들입니다. 어려서부터 벌교 좌익조직의 위원장인 염상진과 교분이 깊었던 탓에 염상진으로부터 대피를 종용받았던 것입니다.

    김범우는 위로 열 살 터울의 형, 김범준이 있습니다. 김범준은 일정시절 독립운동을 한다며 만주로 떠난 인물입니다. 해방이 되고도 돌아오지 않아 소문만 무성한 사람입니다. 

    김범준 탓에 김범우는 학병으로 끌려가게 되고 그곳에서 탈출해 영국군 포로가 됩니다. 이후 자원해 미국에서 OSS첩보훈련을 받고 침투되기 직전 히로시마와 나고야에 핵폭탄이 터지고 맙니다. 기막힌 것은 일본이 항복하자, 나라가 없던 김범우, 박두병 등의 조선인들은 포로로 취급되었던 것입니다. 이 시절 김범우는 민족국가의 필요성을 절감합니다.

    그가 돌아오고 얼마 안 돼 찾아온 염상진과의 대화에서 김범우는 어떤 주의보다 민족의 발견, 즉 민족국가 건설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는 태백산맥을 관통하는 작가의 주장 중 하나입니다.

    미국에서 훈련을 받은 이력 탓에 미군정청에서 김범우를 포섭하려하지만 이런 생각을 가진 김범우는 단호하게 제의를 거절합니다. 

     

    4. 소화, 하얀 꽃이라는 이름의 무당

    1장에서 이어지는 이야기입니다. 그렇게 손을 포갠 소화와 하섭은 운우지정을 나눕니다. 

    어린 시절 만나 비파를 나누던 시절부터 하섭을 연모한지 오래인 소화는 정하섭의 사람이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이는 하섭의 입장에서는 포섭이었습니다. 물론 그도 소화를 사랑하지만 그에게는 조직이 하달한 분명한 목적이 있었습니다.

    하섭은 몰락한 현부자네 별채에 머무르며 소화를 통해 자신의 어머니에게 공작금을 부탁하는 편지를 보냅니다.

    심부름을 보낸 하섭은 김범우를 생각합니다. 군정청의 제의를 거절한 김범우는 하섭이 다니던 중학교의 사회과 선생으로 재직하게 됩니다.

    김범우는 사회주의 학생 서클들을 만나 설득합니다. 그렇지만 사회주의 자체를 반대하거나 혐오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사상적 대립보다는 민족적 단결을 호소한 것이죠. 해서 김범우는 좌익혐의로 체포된 학생들의 구명운동에도 가장 적극적으로 나선 교원이었습니다. 이런 김범우를 하섭은 마음 깊이 존경했습니다.

    졸업과 동시에 서울로 간 하섭은 염상진의 소개로 서울에서 좌익계열의 조직활동을 하게 됩니다. 김범우에 대한 존경은 자신의 당성을 스스로 의심하게 만들었기에 괴로워하며 그것을 떨치기 위해 더욱 극렬분자로 활동합니다. 그런 그의 심리적 배경에는 수전노처럼 치부에 혈안이 된 아버지 정 사장에 대한 뿌리 깊은 혐오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5. 조계산 숯막

    염상진 일행이 처음으로 입산하면서 잡은 거처입니다. 이 숯막은 염상진과 인연이 깊은 곳이었습니다. 이 숯막은 염상진의 아버지 염무칠이 숯을 떼어다 팔던 숯막이었던 것입니다.

    염무칠은 이 먼 조계산 숯막까지 와서 숯을 지어다 팔아 염상진을 공부시켰습니다. 그의 꿈은 염상진이 선생님이 되는 것이었죠. 

    그에게는 골칫거리 아들이 하나 더 있었습니다. 바로 벌교 왈패 대장 염상구였습니다. 염상구의 이야기는 이어지는 이야기들에 지속적으로 나오기에 여기서는 자세한 설명을 생략합니다.

    염상진은 사범학교를 졸업하고도 교원의 길을 버리고 김사용에게 부탁해 땅을 빌려 농사를 짓습니다. 농민들을 조직하기 위한 준비였죠. 이를 모르는 김사용은 흔쾌히 그의 부탁을 들어줍니다. 그런데 이번 사태에 김사용을 인민재판에 세웠습니다. 물론 무죄방면이었지만 스스로도 씁쓸할 수밖에 없는 일이었습니다. 북국민학교 교원이었던 안창민은 평소 좌익조직과 연계를 철저히 은폐했던 인물이었습니다. 이번 반란사건을 계기로 염상진은 안창민을 노출시켰습니다. 지금에 이르러 염상진은 안창민을 노출시킨 것을 후회하고 있습니다.

    이런저런 사색에 잠긴 차, 아침밥이 지어졌습니다. 염상진은 투쟁의 의지를 다집니다. 

     

     

    6. 나라가 공산당 맹글고 지주가 빨갱이 맹근당께요

    반란군이 5일 만에 패퇴하자 김범우는 문 서방과 집으로 향합니다. 문 서방과 김범우는 이번 반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토지개혁에 대한 이야기까지 이어집니다. 

    지주들은 이미 편법증여, 토지 차명거래 등의 꼼수로 이리저리 토지개혁을 농락하고 있었습니다. 이에 문 서방이 분노해 '나라가 공산당 맹글고 지주가 빨갱이 맹근당께요.'라고 대거리합니다. 김범우는 문 서방이 토지를 갖도록 꼭 조처할 것이라 약속합니다.

    집에 돌아온 김범우는 처남 신석우의 체포소식을 듣고 쉴 틈도 없이 순천으로 가기 위해 읍내로 나섭니다. 가는 도중, 염상구와 마주칩니다. 

    염상구는 좌익세력에게 복수를 다짐하며 기세등등하게 읍내를 활보하고 있습니다. 김범우의 걱정과 시름은 깊어갑니다. 

     

    7. 그리고 청년단

    염상구는 일정시절 일본인 선원을 칼로 찔러죽이고 달아난 위인이었습니다. 물건을 훔치다 걸려서 일어난 사건이었는데 해방이 되자 독립운동으로 포장했습니다. 

    그는 돌아오자마자 읍내 왈패두목과 칼부림을 하고 그로써도 승복하지 않은 상대와 철교에서 담력대결을 벌여 읍내 조직을 장악하게 됩니다. 그 후, 그는 왈패두목으로서 우익계 대동청년단 감찰부장으로 위세를 떨치게 됩니다. 

    이런 그의 행보에는 아버지와 형에 대한 뿌리깊은 반감이 기저에 깔려있는 것이었습니다. 

    염상구는 정현동(술도가 사장, 정하섭의 아버지)의 집 방향으로 가다가 소화와 마주칩니다. 별다른 의심없이 음탕한 눈길로 소화를 보던 염상구는 평소 굿판을 즐기는 이 집에서 굿이 벌어질거라고만 생각합니다. 

    낙안댁(정하섭의 모)은 소화에게 편지를 전달받은 다음날로 돈을 장만해 소화에게 전달했습니다. 돈을 받아서 나오던 소화가 염상구와 마주친 것이었습니다. 소화가 정하섭에게 돈을 전달하자 하섭은 그날 저녁 소화의 집을 떠납니다.

     

    8. 이념 이전의 인간

    김범우는 처남을 면회하기 위해 순천경찰서에 들렀다가 미군정의 심부름을 왔던 한창길을 만나 자신과 친분이 두터웠던 경찰서장이 이번 난리통에 전사했다는 말을 전해듣고 발길을 돌립니다. 한창길 같은 야비한 자에게 청탁을 하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우연히 길에서 같은 교원인 선우진을 만나 교원 중 희생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해 듣습니다. 선우진은 극우적인 인물로 서청을 옹호합니다. 김범우는 서청을 비판합니다. 처남네에 들러 처남이 좌익계 신문에 돈을 댄 혐의라는 말을 듣고 다시 벌교로 향합니다. 벌교로 향하며 다시 친일파가 득세하게 된 상황을 반추합니다. 그리고 미군정이 파놓은 함정에 족족 걸려드는 남로당 조직을 안타까워합니다. 특히 이번 여순반란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죠.

    벌교로 돌아와 손승호에게 찾아갑니다. 이번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수습위원회를 만들자는 제안을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러나 손승호는 수습위원회가 이미 만들어졌다면서 회의적인 태도로 거절합니다. 그는 사회주의자들의 비인간적이고 폭력적인 모습에 회의를 느껴 사회주의를 버린 사람이었습니다. 

    김범우는 염상구를 찾아가 수습위원회의 면모를 파악합니다. 최익승이 수습위원회 위원장이란 말을 듣고 허탈하게 발걸음을 돌립니다. 최익승은 낙안벌 최대 지주집안인 최 씨 문중의 대표로, 친일파 사업가 출신의 한민당 국회의원이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자애병원 전명환 원장을 잠시 만납니다. 지역에서 존경 받는 분이셨습니다. 새벽 김범우는 총소리에 놀라 잠을 깹니다. 좌익혐의자들을 처형하는 총소리였습니다.

     

     

    9. 문당이 가시내, 팔자도 참 험하게 변했다

    들몰댁은 사흘만에 풀려나와 친정에 맡겨진 아이들을 데리고 오기 위해 친정으로 향합니다. 가는 길에 옛 고향 동무 점례와 마주칩니다. 잠시 인사하고 헤어진 들몰댁을 향해 점례는 ‘문딩이 가시내, 팔자도 참 험하게 변했다.’라고 중얼거립니다.

    들몰댁은 아이들을 데리고 나오면서 남편에 대해 험구합니다. 그러자 가만 있던 큰아들 길남이 아버지가 하는 일은 나쁜 일이 아니라고 항변합니다. 그 소견이 대견하면서도 들몰댁은 다른 사람이 듣는 데서는 그런 말을 하면 안 된다고 주의를 줍니다. 

    집으로 돌아온 들몰댁은 시아버지의 시신이라도 찾을 요량으로 소화다리로 향합니다. 하루종일 찾아다녀도 찾지 못하고 녹초가 되어 돌아온 집에 판석 영감이 자고 있습니다. 안도하며 밤을 맞이했는데 그만 그날 밤 들이닥친 백색 테러단에게 맞아 하판석 영감이 죽고 맙니다.

    백색테러를 벌이고 있는 청년들은 좌익에게 희생당한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뭉친 윤태주, 양효석, 최서학, 현오봉, 송성일 등이었습니다. 물론 염상구의 묵인하에 이루어지고 있는 테러였습니다.

     

    10. 암약(暗躍)

    쌍암장터에 하대치와 지필구가 장작 장수로 변장해 잠입합니다. 염상진의 지시에 따라 주력부대의 현황을 파악하고 거점을 마련하기 위한 잠입이었습니다. 이들은 국밥집 장터댁에게 장작을 넘기고 겨우내 장작을 대주기로 하면서 물꼬를 틉니다. 장터를 쏘다니던 이들은 주력부대가 구례쯤에 있다는 소문을 듣게 됩니다.

    강동식은 벌교 토박이로 소작인 출신입니다. 하대치보다 두 살 위로 하대치와 비슷한 시기 염상진과 연을 맺었습니다. 염상진에게 뜨거운 충정을 가진 충실한 조직원이었습니다. 그는 징용을 다녀와 늦장가를 갔는데 아내가 보기 드문 미인이었습니다. 동식의 아내는 후일 이 미모로 인해 수난을 겪게 됩니다.

    강동식은 배성오를 데리고 염상진의 명령을 책방 문기수에게 전달하기 위해 읍내로 잠입합니다. 문기수를 통해 읍내 지하조직을 재건하려는 염상진의 계획이 명령의 골자였습니다만 문기수는 통사정하며 거절합니다. 백색테러분자들의 면면을 확인하고 강동식은 염상진에게로 돌아갑니다.

     

    (이상)

    태백산맥 1권의 내용이었습니다. 1권은 주로 태백산맥에서 활약할 인물들의 배경과 성격들을 묘사하는 내용입니다. 아울러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들의 시대적 배경을 펼쳐 보여준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본 블로그에 서술한 인물들은 한 번씩 더 곱씹어 두시면 좋으리라 생각됩니다.

    다음 편으로 이어집니다.

    태백산맥 1부 한의 모닥불 (2권)

    booklogoo.tistory.com/50

     

    태백산맥 1부 한의 모닥불(2권)

    11. 체포 최익승은 화가 나 경찰서장 남인태를 부릅니다. 김범우가 최익승을 만나고 간 후였습니다. 김범우가 좌익부역자라도 재판을 통해 처벌할 것과 가족에 대한 테러를 막아야 한다고 최익

    booklogoo.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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