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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밍웨이(1899~1961)

어네스트 밀러 헤밍웨이(Ernest Miller Hemingway)1899721일 미국 일리노이 주의 오크 파크에서 태어났다. 1920년대 '잃어버린 세대'로 포크너와 더불어 현대 미국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1954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노인과 바다

쿠바 해안, 멕시코 만류에서 낚시를 하는 노인, 산티아고는 84일째 빈손으로 돌아왔다. 그의 조수로 일하던 소년, 마놀린도 아버지의 권유로 산티아고의 배를 더 이상 타지 않았다. 하지만 마놀린은 산티아고를 친할아버지처럼 챙겼다.

다음날 동트기 전 새벽, 소년이 준 미끼로 노인은 다시 낚시에 나선다. 여느 날보다 좀 더 멀리 나와 낚싯줄을 드리운 노인은 생전 잡아본 적이 없는 물고기가 자신의 바늘에 걸렸음을 느낀다. 물고기는 쉬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노인과 작은 조각배를 끌고 갔다. 밤을 지새우고 몸은 뻣뻣해졌으며 손에서는 피가 났다. 노인은 미끼로 쓰기 위해 가져온 다랑어를 먹으면서 허기를 달랬다. 잠시 솟아 오른 물고기는 눈어림으로 노인의 배보다 2피트는 더 커 보이는 대어였다. 노인은 물고기에게 자신의 의지를 꼭 알려 주겠다 다짐했다.

다시 저녁이 되어 해가 저물어갔다. 노인은 자기의 의지를 다지기 위해 젊은 시절, 카사블랑카 술집에서 덩치 커다란 흑인과 하룻밤 내내 팔씨름을 하던 기억을 떠올렸다. 하룻밤을 꼬박 새고 그 덩치를 이겼던 것이다.

끼니를 위해 드리웠던 낚싯줄에 돌고래 한 마리가 걸렸다. 밤이 왔다. 노인은 하루 종일 아무것도 못 먹었을 물고기가 안쓰러웠다. 노인 또한 끊어질지도 모를 낚싯줄을 다른 곳에 고정하지 못하고 어깨에 비끄러매고 있었으므로 고통스러웠다. 잠도 자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돌고래를 해체해 먹었다. 9월의 밤은 빠르게 식어갔다. 노인은 몸을 구부리고 잠을 청했다. 해안가 사자들의 꿈을 꾸던 순간, 낚싯줄이 풀려나가면서 왼손을 크게 다쳤다. 고기가 연거푸 치솟아 올랐다. 노인은 낚싯줄을 붙들고 곤두박질쳤다. 본격적인 싸움이 시작된 것이었다. 새벽 박명이 밝아왔다. 노인이 바다에 나온 후 세 번째 해가 떠올랐을 때, 그 고기가 빙빙 돌기 시작했다. 팽팽한 신경전, 밀고 당기기가 반복되었다. 노인의 정신이 아득해져 갈 무렵 고기는 배 가까이 수면에 모습을 드러냈다. 노인은 최후의 힘을 짜내 작살을 물고기의 심장에 꽂았다. 발버둥치던 물고기는 이내 피를 쏟으며 뒤집힌 채로 떠오른다. 정오가 조금 지난 시간이었다.

물고기는 너무 거대해 노인의 조그만 조각배에 싣고 갈 수가 없었다. 노인은 물고기를 배 옆에 묶었다. 돛을 올린 조각배는 무역풍을 타고 항해를 시작했다. 노인은 자신이 잡은 고기가 믿기지 않아 계속 바라보며 확인했다. 그로부터 한 시간여가 흐른 뒤, 상어가 공격을 시작했다. 잡은 물고기의 심장에서 흐른 피 냄새가 상어를 꾀었던 탓이었다. 처음 나타난 놈은 마코상어였다. 물고기를 물어뜯는 그놈에게 노인은 작살을 날렸다. 발버둥치던 상어가 죽어서 가라앉았다. 그렇게 노인은 작살마저 이제 잃었다. 살점이 뜯겨나간 물고기는 더 많은 피를 쏟고 있었다. 작은 승리에 도취될 여유가 없었다. 더 많은 상어들이 몰려들 것을 노인은 알았다. 좌절감이 들었지만, 희망을 버리는 것은 죄라 여기며 노인은 다시금 희망적인 생각을 가지려 노력했다. 노인은 노 손잡이에 칼을 달았다.

노인은 죄를 생각하며, 자신의 살생에 대해 생각했다. 어부인 자신은 고기를 사랑했고 자부심으로 죽였다. 상어를 죽인 것은 일종의 정당방위라 생각했다. 노인은 상어가 뜯어먹었던 고기의 살점을 한 점 먹었다. 질 좋고 맛있는 최상급 고기였다. 그러나 이 고기의 냄새를 지울 방법이 없었다.

노인은 두 시간여 노를 저어 가고 있을 때 갈라노 상어 한 마리와 귀상어 한 마리가 나타났다. 이번에도 대어의 살점이 많이 떨어져 나갔지만, 악전고투 끝에 두 마리를 물리쳤다. 노인은 이 물고기를 낚은 것 자체를 후회했다. 뜯긴 살점에서 피는 더욱 넓게 멀리까지 퍼져나갔다.

다시 한 마리의 귀상어가 덤벼들었다. 이놈도 칼을 묶은 노로 찔렀는데 녀석이 몸을 뒤트는 바람에 칼날이 뚝 부러져버렸다. 이제 노인에게는 갈고리와 키 손잡이, , 곤봉 정도만 남았다.

해질 무렵에 또 상어가 달려들었다. 갈라노 상어 두 마리였다. 달려드는 놈들에게 곤봉세례를 날렸다. 싸우는 사이 해는 이미 져버렸다. 고기는 이미 걸레짝이 되어버린 후였다. 그러나 보였으면 했던 아바나의 불빛은 보이지 않았다.

10시쯤 되었으리라 싶은 시각, 노인은 항구의 등불이 하늘에 훤하게 비치는 것을 보았다. 노인은 키를 잡고 방향을 틀었다.

이제 살았다 싶었지만 자정께 상어들이 또 나타났다. 이번엔 많은 상어가 떼로 달려들었다. 노인은 오직 육감과 소리만으로 필사적으로 곤봉을 휘둘렀다. 그것도 잠시 곤봉마저 빼앗기고 말았다. 이번엔 키 손잡이를 잡아 빼어 휘두른다. 손잡이가 부러졌고 부러진 끝으로 상어를 찔렀다. 이제 놈들이 먹을 것도 남아있지 않았다. 노인의 체력도 남아있지 않았다. 키를 잡고 방향을 잡았다. 밤중에 또 상어 떼가 덤볐다. 노인은 상어들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키만 잡고 있었다.

드디어 노인의 긴 항해가 끝이 났다. 노인의 배 고물 훨씬 뒤편으로 대어의 커다란 꼬리가 우뚝 서 있는 모습이 가로등 불빛 아래 환하게 보였다. 대가리와 그 사이의 뼈들도.

노인은 돛대를 메고 집으로 향하는 언덕길을 올랐다. 지친 노인은 넘어지고 쉬기를 반복하며 겨우겨우 집에 다다랐다.

다음날 아침 소년이 오두막집 문을 열고 들여다보았을 때 노인은 잠들어 있었다. 그날은 바람이 심해 바다로 나갈 수 없어 늦잠을 자다가 온 것이었다. 소년은 노인을 보자 그만 울음을 터뜨렸다.

많은 어부들이 노인의 배에 묶인 고기의 잔해를 보고 있었다. 18피트나 되는 거대한 고기였다.

커피를 가져온 소년은 깨어난 노인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소년은 노인의 배를 타겠다고 했다. 두 사람은 다음 낚시를 위한 계획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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