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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 미제라블은 빅토르 위고가 1845년에 쓰기 시작해 장장 십칠 년을 집필한 소설이다. 그래서일까? 총 5부로 이루어져 있는 이 소설은 각 부가 500쪽 안팎의 두꺼운 책 한 권 분량에 이를 만큼 상당히 긴 소설이다. 보통 우리가 읽는 축약본의 경우, 장 발장의 이야기에만 초점을 맞춰 간략하게 보여주는데, 물론 그것이 이 소설의 상당히 큰 줄기이긴 하지만, 맥락상 너무 앙상하게 가지를 쳐버린 감이 없지 않아 있다.
본 블로그에 총 다섯 편, 그것도 하나의 포스팅으로써는 상당히 길게 각 부별로 한편씩 썼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레 미제라블]은 장 발장이 아니라 빅토르 위고다. 그래서 크게 세 가지 맥락을 잡을 수 있다. ‘장 발장’, ‘파리 혹은 프랑스의 역사’, ‘위고의 사상’. 이 세 부분들의 결합은 거시적으로 상당히 접착력이 강하지만, 미시적, 소설적 재미로 본다면 성가신 끈적임이다. 본편의 줄거리를 본 블로그에서 먼저 읽어보셨다면 아시리라.
레 미제라블 1부 팡틴 https://booklogoo.tistory.com/77
빅토르 위고 [레 미제라블] 1부 팡틴 - 줄거리
레 미제라블(Les Miserables) -19세기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대표작이자 역사, 사회, 철학, 종교, 인간사의 모든 것을 축적한 세기의 걸작으로 평가받는 작품이다- ※레 미제라블의 뜻 불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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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 미제라블 2부 코제트 https://booklogoo.tistory.com/78
빅토르 위고 [레 미제라블] 2부 코제트 - 줄거리
2부 코제트 Ⅰ. 워털루 1. 니벨에서 오는 길에 있는 것 작년(1861년) 5월 이 이야기의 저자는 워털루에 와있었다.(워털루는 벨기에의 지역으로 1815년 6월 18일 그 유명한 워털루 전투가 벌어진 곳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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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 미제라블 3부 마리우스 https://booklogoo.tistory.com/79
빅토르 위고 [레 미제라블] 3부 마리우스 - 줄거리
3부 마리우스 Ⅰ. 파리의 미분자(黴分子) 1. 꼬마 파리에서 건달이라 불리는 꼬마들은 숲속의 참새 같은 존재다. 이 작은 존재는 쾌활하다. 아무것도 가진 게 없지만. 그들은 일곱 살에서 열세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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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 미제라블 4부 플뤼메 거리의 서정시와 생 드니 거리의 서사시 https://booklogoo.tistory.com/80
빅토르 위고 [레 미제라블] 4부 플뤼메 거리의 서정시와 생 드니 거리의 서사시 - 줄거리
4부 플뤼메 거리의 서정시와 생 드니 거리의 서사시 Ⅰ. 몇 쪽의 역사 1. 훌륭한 재단 1831년과 1832년, 7월 혁명과 직접 관련된 이 두 해는 혁명의 위대함이 있는 특수하고 놀라운 시기다. 사람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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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 미제라블 5부 장 발장 https://booklogoo.tistory.com/81
빅토르 위고 [레 미제라블] 5부 장 발장 - 줄거리
5부 장 발장 Ⅰ. 시가전 1. 생 탕투안의 바리케이드와 탕플 교외의 바리케이드 가장 기념할 만한 두 개의 바리케이드는 이 책의 사건이 벌어지는 시기의 것이 아니다. 유사 이래 가장 큰 시가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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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나르디에라는 대표적 악당 하나의 출현과-그것도 그의 인성 형성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그 악당이 마리우스의 아버지와 맺는 인연을 설명하기 위해 워털루 전투의 전 과정, 워털루의 지리적 특성, 역사적 배경, 향후 영향까지 모조리 끼워 넣는다든가, 장 발장이 마리우스를 구출하게 되는 과정에서 파리의 한 하수도를 이용하게 되는데, 그것 때문에 파리 하수도의 역사, 구조, 환경문제까지 삽입한다든가, 하는 식이다.
소설의 배경이 된 시대는 파리, 즉 프랑스의 격동기였다. 프랑스 혁명과 공화정, 그리고 제정(나폴레옹), 이후 다시 왕정복고에 이르는 이 시기는 현대 서구 사회 민주주의적 가치들이 태동하는 시기였다. 그 방식은 바리케이드로 대표되는 시민들의 선혈 낭자한 피의 저항이였다.
해서 외려 작가로서는 자신의 사회진보에 대한 생각, 미래 사회 시민의 지위, 국가 공동체의 역할, 현실정치 비판 따위를 두루 붙여넣을 수 있는, 작품화 하기에 좋은 시대이기도 했다. 그래서 작가는 장 발장, 팡틴, 마리우스, 코제트 등을 이 시기에 배치해 그들을 통해 이 사회가 왜 이런 진통을 겪어야 했는지(모순의 지적), 미래는 어떠해야 하는지(모순의 해결), 자기의 해석과 자기사상을 덧붙여 이야기해 나갈 수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필연적으로 혁명, 사상, 사회상 등에 대한 이야기가 수없이 곁들여진다. 이런 것들은 소설적 이야기 전개에는 굳이 필요한 내용들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장황함, 혹은 방만함은 현대의 소설 전개와 맞지 않기에 현시대 독자들의 외면을 받기에는 딱 좋은 서술방식이다. 아마 인터넷에서 웹 소설로 이 소설을 연재했다면, 구독자는 몰라도 회당 악플은 수백 개 이상씩 달렸을 테다.
그러나 글이라는 기호체계의 속성 속에서 이 작품을 고찰한다면, 그런 곁가지(?)들로 이 작품의 가치가 천 년은 훌쩍 뛰어넘게 되리라는 것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글의 기본적인 속성은 작품을 만드는 도구 이전에 기록이다. 기록은 천 년을 두고 하는 것이다. 이 작품은 백육십 년 전,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한다. 그 시대 지성들의 고민, 사회문화적인 기록, 사상의 태동, 기득권의 변화, 그리고 작자이자 한 사상가인 작가의 고뇌 등등. 이런 것의 기록이 무려 이 작품의 곁가지다.
과연 천 년 뒤, 장 발장의 선행이 중요할 것인가, 그 시대 사회상이 더 중요할 것인가? 테나르디에의 악행이 기억될 것인가, 워털루 전투의 생동감 있는 묘사가 남을 것인가? 사상투쟁의 기록이 남을 것인가? 마리우스와 코제트의 사랑이 기억될 것인가?
요컨대 이 작품은 빠른 전개나, 즉흥적일 수밖에 없는 소설적 재미를 포기한 대신, 현장성 있는 당시 사회의 이야기, 역사적인 이야기, 사상적 이야기를 풍부하게 기록함으로써 영생할 수 있는 생명력을 선택했던 것이다.
그렇다고 중심이 되는 허구적 서사가 재미없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상당히 감동적이다. 축약본보다 더 깊이 있게 다가오는 묵직한 감동이 있다. 그러나 장 발장의 서사만 보고 싶은 사람, 그저 소설로써만 읽고자 하는 사람에겐 결코 권할 수가 없는 완역본임도 분명하다.
그러나 앞서 말한 바, 이 작품의 가치는 적어도 천 년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 작품은 언제까지일지는 몰라도 민주주의가 계속 전진하는 한(아마도 인류가 지속하는 만큼일 테다.), 특별한 시기에 인류사의 변곡점을 기록한 기록문학으로써 그 가치를 오래도록 인정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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