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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소설

달과 6펜스 - 소개 및 줄거리

트레바리 2021. 4. 20. 21:01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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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720075월 판.

    저자 서머싯 몸(William Somerset Maugham)

    1874년 프랑스 파리의 영국 대사관에서 대사관 고문 변호사로 일하던 로버트 몸의 막내아들로 태어났다. 8세 때 모친을 폐결핵으로, 10세 때 부친을 암으로 여의고 숙부에게 양육된다.

    1897년 의학생의 경험을 토대로 쓴 장편소설 램버스의 라이저를 발표하면서 문단에 데뷔하면서 의사의 길은 포기하고 문학의 길을 선택한다.

    1904년 파리로 건너가 몽파르나스에 자리잡고 한동안 보헤미안 생활을 하며 여러 예술가들을 사귄다.

    1916년 화가 폴 고갱을 모델로 한 소설을 쓰기 위해 타히티 섬을 여행한다.(이후 여러 나라를 두루 여행한다.)

    1919년 본 소설 달과 6펜스를 출판하여 주목을 받는다. 1958년 작가 생활을 끝낸다고 선언할 때까지 단편, 장편, 희곡, 자전적 회상록, 자전, 역사소설, 에세이, 평론집 등 무수한 작품을 집필한다.

    19651216, 남프랑스의 니스에서 향년 91세의 일기로 숨을 거둔다.


     

    <달과 6펜스>는 기이한 행적을 남긴 찰스 스트릭랜드라는 괴팍한 화가에 대한 이야기다. 그는 화목한 가정과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두고 어느 날 문득 사라져버린다. 작품은 작중의 1인칭 화자가 이 괴팍한 화가의 사후, 생전에 그와의 조그만 인연으로 그에 대한 글을 쓰기 시작하는 시점에서 시작된다. 여담이지만, 작중의 가 일정한 거리를 둔 관찰자의 시점으로 그려내기에 더욱 신비롭고, 또 강렬해지는 서사의 묘미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널리 알려졌다시피 <달과 6펜스> 작중의 찰스 스트릭랜드라는 인물의 모티브가 된 사람은 화가 고갱이다. 구체적인 사건 따위는 물론 작가가 지어낸 허구지만, 어쨌든 안정적인 궤도를 이탈해 미학의 험난한 구비로 모험을 떠났다는 점, 그리고 그 종착지가 남태평양의 타히티 섬이란 설정은 실제 고갱의 삶의 궤적과 거의 같다.

    달과 6펜스라는 대립, 혹은 병렬된 이 제목은 대체 무슨 의미일까? 책을 집어 드는 순간부터 궁금해 하지 않을 수 없는 질문이다. 책 속에서 아무리 찾아봐야 직접적인 언급은 전혀 나오지 않는다. 때문에 독자는 이 책을 덮은 후, 스스로 유추해 보아야만 한다.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어떤 독자든, 책을 덮는 순간, 구체적으로 표현은 못할지라도, 작품 속에서 끊임없이 대립되는 어떤 양자를 통해 대략의 개념은 잡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달과 6펜스는 때로 미추(美醜)일 수도 있을 것이고, 남녀일 수도 있다. 또는 성속(聖俗)의 대립, 공존일 수도 있다. 안정과 불안정도 썩 괜찮아 보인다. 런던이나 파리 같은 문명과 원시의 타히티를 대비한다고 해도 무리는 없을 것 같다. 어떤 의미든, 작가가 이것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피한 것은, 그 의미 해석을 독자의 몫으로 남겨두고자 한 의도이리라. 그렇다면 필자 또한 빈칸으로 남기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


    달과 6펜스 줄거리

     

     

    활동할 당시 전혀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던 화가 찰스 스트릭랜드는 사후, 모리스 위레(저명한 미술비평가)의 기고 한 편으로 일약 유명한 화가의 반열에 오른다. 여타의 논란도 많지만 찰스 스트릭랜드가 천재였다는 것에는 모두 동의할 것이다.

    내가 남들보다 찰스 스트릭랜드를 더 가까이 잘 알았던 것은 사실이다. 작가, 예술가들을 좋아하는 상류계급의식, 혹은 허영심에 그들과의 교류를 즐겼던 찰스 스트릭랜드의 아내를 통해 나 또한 처음 그를 만났다. 그는 조금 따분해 보일 정도로 평범하고 불만스러울 정도로 재미가 없는 인물로 보였다. 젊고 혈기 왕성한 나 같은 젊은 작가가 보기에 그의 삶은 너무 고요해서 불안할 정도였다.

    그런 그가 여름휴가철이 끝날 무렵, 런던에서 홀연히 사라졌다. 호사가들은 런던의 어느 찻집 아가씨도 사라졌을 것이라 입방아들을 찧어댔다. 그의 부인과 일가친지 또한 그런 것으로 알았다. 나는 부인을 만난 자리에서 뭐든 돕겠다고 한 인사치레가 화근이 되어 결국 파리까지 그를 만나러 가게 되었다.

    호화로운 호텔에서 젊은 아가씨와 있을 것이라 상상했던 것과는 달리 그는 정말 허름한 숙소에 묵고 있었으며, 여자 따위는 없었다. 통속적인 가치를 들이밀며 그에게 이런 일탈을 감행하는 이유를 묻고, 돌아가라는 권유를 하지만 그의 답은 단호했다. ‘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가 그의 답이었을 뿐이다.

    이런 사실을 전하자, 그의 부인은 여자와 도망갔을 거라고 추측했을 때보다 더 절망하고 말았다. 돌아올 가능성이 전혀 없기 때문에 증오한다고까지 말하는 것이다. 그 와중에도 그녀는 세간에 떠돌 풍문을 신경 썼고, 내게 여자와 도망간 것이 아니라는 말을, 굳이 하지는 말아 달라 부탁한다. 그래서인지 그의 소문은 바람으로 그럴싸하게 났고, 그녀는 동정과 지지를 받게 되었다.

    오 년 후, 나는 파리로 이주했다. 오래 전 사귀었던 네덜란드 출신의 순박한 화가 더크 스트로브를 만나러 갔다. 그는 영국출신 블란치란 여성과 결혼해서 잘 살고 있었다. 그에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스트릭랜드에 대해 물어보았다. 더크는 스트릭랜드가 천재라며 칭찬했는데, 그의 아내는 질색을 했다.

    그를 통해 다시 스트릭랜드와 짧은 교류가 시작되었다. 그는 지극히 궁핍했음에도 세간의 평가, 동정, 관심 따위를 혐오했다. 오로지 하나의 목표만 남은 사람 같다고 해야 할까? 냉소와 독설만이 그가 사람을 대하는, 아니 삶을 대하는 태도였다.

    크리스마스를 앞둔 어느 날 스트릭랜드가 많이 아팠다. 더크는 그를 자기 집에 데려와 지극정성으로 간호한다. 그렇게 반대하던 그의 아내도 스트릭랜드를 헌신적으로 간호했다. 그러나 그는 어떤 것에도 감사해 할 줄 몰랐다.

    어느 정도 스트릭랜드가 회복되고 작업실까지 함께 쓰던 어느 날, 스트릭랜드는 외려 주인인 더크를 작업에 방해된다며 쫓아낸다. 하는 수 없이 더크가 그에게 나가달고 하자, 그의 아내, 블란치가 스트릭랜드를 따라가겠다고 나서는 기막힌 일이 벌어졌다.

    스트로브는 작업실을 너희가 쓰라며, 자신이 나와 버리고도 자기를 버린 아내의 주변을 떠나지 못했다. 소위 지질한 짓은 다하지만 그녀의 마음은 요지부동이었다. 내가 스트로브에게 고향으로 돌아가라고 말하지만 뭔가 불안하다며 아내의 주변만 맴돈다.

    아니나 다를까 두 사람의 동거 삼 개월 만에 블란치는 음독자살을 기도했다. 블란치는 한 때 정신이 돌아오기도 했지만 모든 면회를 거부한 채 합병증으로 죽고 만다. 스트로브는 고향에 가기로 하고 자기 화실, 스트릭랜드가 작업하던 화실에 들렀다가 자기 아내의 누드화를 보게 된다. 구멍을 뚫어버리고 싶었지만 그 그림 앞에서 그만 힘이 빠지고 말았다. 진짜 위대한 작품에 감히 손을 댈 수가 없었던 것이다.

    반면 스트릭랜드는 그녀의 죽음에 일말의 책임감도 느끼지 않았다.

    목숨은 아무런 가치도 없어요. 블란치 스트로브는 나한테 버림을 받아서 자살한 게 아냐. 어리석고 균형 잡히지 않은 인간이라 그랬지.”

    그의 그림을 보면서 나는 그가 도저히 육체적인 존재로 보이지 않았다. 위대한 무언가를 향해 뜨겁게 타오르는 영혼 자체로 느꼈다. 그의 그림을 본 일주일 후, 스트릭랜드가 마르세이유로 떠났다는 소문을 들었다.

    나는 글을 써가면서 독자들이 가질 핵심적인 의문을 아직 해결해 주지 못했다는 마음이 계속 들었다. 돌연 화가가 된 동기를 아직 모른다. 그럴싸하게 드라마틱한 서사들을 지어낼 수는 있겠지만, 어떤 것도 사실이 아니다. 육 년간 그려온 작업의 과정도 모르고, 블란치와의 관계도 단편적으로만 알고 있다. 돈과 명성에는 관심이 없었던 스트릭랜드. 스트릭랜드는 불쾌감을 주는 사람이지만 위대한 인간이었다고 평가하는 나. 그 간극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내가 타히티를 여행하지 않았다면 이 책을 결국 쓸 수 없었을 것이다. 타히티는 그의 후기 작품, 그의 명성을 확립시켜준 그림들을 그려낸 곳이다. 그는 여기서 자신을 발견했던 것이다. 그를 마지막으로 본 것이 십오 년 전이고 그가 죽은지는 구 년째, 나는 타히티에 있었다.

    그곳에서 만난 캡틴 니컬즈는 마르세이유에서 스트릭랜드를 만나 그에게 이곳, 타히티를 소개한 사람이었다. 그는 스트릭랜드와 마르세이유에서 함께 노숙하고 부두노동을 함께 하던 사람이었던 것이다. 그를 통해 마르세이유에서 스트릭랜드의 행적을 대략 듣게 된다.

    타히티에서도 스트릭랜드는 부둣가 떠돌이에 지나지 않았다. 그는 물감과 캔버스를 살 돈만 생기면 일을 그만두고 사라졌다. 그가 죽고 화상들이 오가며 타히티에 그 사람이 천재 화가였다는 소문이 퍼졌다.

    내가 묵고 있는 플뢰르 호텔의 주인, 존슨 부인(티아레)도 스트릭랜드와 인연이 있었다. 티아레는 스트릭랜드에게 고아인 친척 여자를 소개해 짝을 지어준다. 아타라는 여자로 열일곱 살에 타히티 토박이였다. 스트릭랜드는 아타를 많이 그렸다.

    스트릭랜드는 아타의 집에 살게 되었는데 그곳은 아주 외진 곳의 농장이었다. 둘 사이에는 아이도 생겼다. 그의 기행이 여기에서는 동정 받고 너그럽게 허용된 듯이 보였다.

    쿠트라는 프랑스 출신의 의사로 스트릭랜드의 죽음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다른 곳에 왕진을 갔다가 꼬마 여자애가 청해서 스트릭랜드에게 왕진 갔더니 그림을 그리고 있더란 것이다. 불쾌함을 드러내며 용건이 뭐냐고 따지듯 묻는 스트릭랜드에게 화도 났지만 그의 얼굴을 본 순간, 쿠트라는 한없는 동정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척 보기에도 스트릭랜드가 걸린 병은 나병이었던 것이다. 그 말을 들은 스트릭랜드는 별 표정의 변화도 없이 먼 곳에 와줘서 고맙다고 그리고 있던 그림을 그에게 줬다.

    문둥병은 그곳에서도 혐오의 대상이었다. 그 농장 근처에는 아무도 얼씬대지 않았다. 두 해 정도 후, 예의 그 마을에 왕진을 갔다가 스트릭랜드의 농장으로 향했지만, 만나지 않겠다는 스트릭랜드의 고집 때문에 보지 못하고 돌아선다. 필요한 건 물감뿐이라 했다.

    그리고 또 이 년, 혹은 삼 년이 흘렀다. 스트릭랜드가 죽어가고 있다고 연락이 와 쿠트라가 달려갔다. 스트릭랜드는 이미 숨을 거둔 뒤였다. 스트릭랜드의 방안 벽에는 온통 원시적 힘이 넘치는 그림들로 가득했다. 아타가 말하길 일여 년 전부터 스트릭랜드는 앞을 보지도 못했다고 했다. 스트릭랜드는 자신이 죽으면 집을 모조리 불 지르라 시켰다. 그렇게 그 위대한 작품은 재가 되었다.

    타히티를 떠난 한 달 뒤 나는 런던에 있었다. 이십 년이 넘은 세월 만에 예순에 이른 스트릭랜드 부인을 만나러 갔다. 그녀는 언니의 유산으로 넉넉한 말년을 보내고 있었다. 그녀의 집에는 스트릭랜드의 그림을 원색 복제한 그림들이 몇 장 걸려있었다. 장성한 그의 아이들도 아버지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와있었다. 나는 아타와 어린애들 얘기는 빼고 대체로 정확하게 들은 대로 스트릭랜드의 말년을 전달했다. 그의 죽음에 경건해지는 자녀를 보며 타히티에서 태어난 아이를 생각했다.

    후기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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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머싯 몸 [달과 6펜스] 독서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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