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균, 쇠]는 인류사학서적에 기념비적 작품으로 평가받는 역작이다. 이 책은 단순하지만 무거운 하나의 질문에서 시작된다. "왜 우리 흑인들은 백인들처럼 그런 ‘화물’을 만들지 못한 겁니까?" 라는 뉴기니인 친구, 얄리의 물음이 그것이다. 이 물음에서 시작되는 이 책은 인류사의 거대한 줄기를 관통하는 문제들을 지리학, 식물학, 동물학, 고고학, 역사학적 근거를 통한 고증으로 해명한다. 저자 제레드 다이아몬드는 [제3의 침팬지]의 저자로 세계적인 명성을 떨친 미국의 과학자다. 1937년 생으로 미국, 보스턴에서 태어나 하버드 대학에서 인류학과 역사학 학사, 켐브리지 대학 트리니티 칼리지에서 담낭막의 생리학과 생물 물리학 관련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총, 균, 쇠]는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1997년 ..

꽤 오래 묵혀두고 십수 년에 걸쳐 네 번을 정독한, 그리고 가끔은 확인을 위해 몇몇 페이지를 발췌해 보았던, 그러니까 나로서는 매우 드물게 자주 집어들었던 두터운 책이다. 아버지께서 어느 날 선물해주신 책인데, 이 책을 읽은 이후, 내 사고에 많은 변화가 있었음을 솔직하게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인문학계열의 학위를 받은 나는 사실 진화론 같은 자연과학 분야에 상당히 취약한 사람이다. 하지만 무신론자임을 선포한 지는 꽤 오래된 사람이기도 했다. 스스로 무신론을 지지하는 입장에서 진화론자라 말해왔지만 정작 진화론의 요체는 제대로 몰랐다. 나의 진화론은 순전히 인본주의적 입장에서 유추된 어중간한 철학이었던 따름이다. 어쨌든 아버지의 뜬금없는 책 선물은 가끔씩 찾아오는 행운이었는데 이 책을 받아들었을 땐 당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