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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살아서 돌아온 그들

    경찰병력이 벌교를 떠난 다음날 안창민 부대가 벌교를 장악합니다. 질서유지와 사사로운 보복금지, 토지분배 전면 재실시를 삐라로 공포했지만 이미 하루 사이 사적인 보복폭행이 가해진 후였습니다. 보도연맹 예비검속의 피해를 입은 유가족들이 남은 경찰가족과 청년단원들을 습격한 것이었죠. 호산댁이 이 보복의 피해를 입지 않았던 것은 염상구가 떠나고 쌀을 퍼서 염상진의 집으로 갔던 덕이었습니다. 남양댁은 소식을 모르던 남편, 강동기와 해후합니다. 하대치는 비운지 오래라 먼지 쌓인 소화네 마루에 ‘길남아 종남아 아부지가 왔다 인민공화국 만세다 하대치’라고 써놓고 돌아갑니다.

    사흘 뒤 인민군환영대회가 열리는 자리에 염상진, 안창민, 천점바구가 감격스럽게 해후합니다. 염상진은 자신의 집에 들르기 전, 어머니 호산댁부터 찾아 인사드립니다.

     

    15. 김범준의 귀향

    서울에는 때 아닌 추궁기를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전쟁물자 때문이었습니다. 연일 전황벽보가 나붙으며 점령지역이 많아질수록 전쟁물자는 더욱 많이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인민군의 의용군 모집도 한창이었습니다. 손승호가 전주로 근무지가 결정되고 이학송과 김범우는 만납니다. 김범우는 해방일보 근무 제안을 끝내 거절합니다.

    최서학은 최익승의 피난을 따라가지 못하고 숨어 있다가 의용군에 징집됩니다. 곡성부근을 행군해 갈 때 탈영을 시도합니다. 쫓아갔던 무리들은 사살했다고 보고합니다.

    양효석의 부대는 하동방면에서 인민군의 귀신같은 박격포술에 밀리고 있었습니다. 마침 미군이 진주를 대대적으로 공습하면서 퇴로를 열어 후퇴할 시간을 벌었습니다. 인민군의 박격포술은 중국 팔로군 출신들의 기술이었습니다.

    전 원장에게 발의 상처를 치료하고 집으로 돌아가던 서민영은 길에서 인민군 고위 장교의 복색을 한 김범준을 만납니다. 그는 작년에 중국에서 들어왔다고 했습니다. 김범준은 집으로 돌아가 어머니와 아버지 김사용에게 문안인사를 합니다. 김사용은 큰아들에게서 염상진을 느낍니다. 김범준은 인민해방군 전남서지구 사령관이었습니다.

    인공세상이 되자 이지숙은 여성동맹위원회위원장으로 복귀했습니다. 염상진은 군당위원장, 안창민은 부위원장으로 당의 지령을 받습니다. 소화는 염상진에게 부탁해 정하섭이 있는 도당, 광주로 가게 됩니다.

    강동기의 영향으로 민청원이 된 지삼봉이 주인 이춘삼을 살해하는 사건이 터집니다. 이춘삼은 지삼봉이 머슴살이를 그만두면서 돌려달라는 새경을 장리변으로 돌리고 있어서 없다고 했던 것인데 홧김에 매다꽂은 것이 그만 살인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감골댁이 염상진을 찾아옵니다. 이미 희생된 고두만의 어머니였죠. 손자를 얻었다며 달걀 한 꾸러미를 내밉니다. 내치지 못하고 받습니다.

     

    16. 양쪽을 다 미워하는 아이

    아이들의 전쟁놀이에도 전쟁의 여운이 그대로 배여 있었습니다. 아버지의 출신이나 비위행위에 따라 인민군과 국방군으로 나뉘었고 지금의 전세에 맞춰 국방군은 늘 졌습니다.

    정현동 사장 살인사건 관련해 갇혀 있던 열한 명 중, 아홉만이 돌아왔습니다. 전쟁이 터지고 좌익사범들을 척결했는데 방이 좁아 좌익사범 방에 같이 갇혀 있던 둘이 죽었던 것입니다.

    지삼봉의 문제로 인민재판이 열립니다. 윤태주, 오칠성, 지삼봉은 남국민학교 인민재판에서 총살형을 받게 됩니다.

    손승호와 동행해서 내려오던 김범우는 논산에서 손승호와 헤어져 법일 스님이 피난 와 있던 곳으로 향합니다. 그곳에서 법일과 해우한 김범우는 법일의 작은아들 석구를 보게 됩니다. 석구는 미제 비행기를 증오했고, 노래를 못 부른다고 큰형을 때린 민청도 미워합니다.

     

    17. 무상몰수 무상분배

    심재모는 부산에서 대위를 달고 학도병들을 훈련시키고 있었습니다. 훈련이래야 일주일에 지나지 않는 요식적인 것이었습니다. 어린 학도병들을 전장에 내보내며 흥청거리는 부산의 뒷거리가 우울합니다. 도망칠 자들은 도망 다 쳐버리고 동포들끼리 죽이는 싸움만 계속되고 있었습니다.

    현오봉은 진해해군사관학교에서 단기 교육을 마치고 소위로 임관해 낙동강전선에 있었습니다. 매일매일 치열한 공방이 오갔습니다.

    열하루 만에 소화와 정하섭의 동거는 끝이 납니다. 정하섭이 평양으로 석 달간 간부교육을 가게 되었던 탓입니다. 소화는 벌교로 돌아가도록 조치가 취해졌습니다.

    여맹 가입을 거부하는 죽산댁을 찾아간 이지숙에게 죽산댁은 싸움을 다 이기고 돌아오라고 합니다. 여자들은 새로운 토지개혁에 들떠있었습니다. 팔일오 해방 경축식이 열리는 자리에서 염상진은 토지의 무상몰수, 무상분배를 선언합니다. 사람들은 환호하지만 염상진은 저 환호가 공산주의와 당을 향한 것은 아니라고 냉철하게 분석합니다. 천점바구가 갱생의 기회를 위해 풀어준 오동평 등의 죄인 넷을 쏘아 죽이는 일을 저지릅니다. 사람들이 요구했고 자신은 산에서 희생당한 동지들에게 죄의식을 가지고 그랬다고 합니다. 여러 지역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도당에 대처를 자문하기로 한 염상진이었습니다.

    최서학은 다리부상을 당한 채로 벌교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인민군복은 더 없이 좋은 통행증이었고 만나는 농민들은 인민의 군대라고 칭송하며 잘해줬습니다. 그러나 더운 날씨에 상처가 덧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18. 워메, 논두렁 콜알꺼지 시고, 울안 감나무 감꺼지 시는 저런 법은 워디서 나온 법이드랑가!

    외서댁이 장흥에서 돌아와 여맹에 가입해 활동할 것을 결의합니다. 남양댁과 목골댁은 이지숙을 만나 은밀히 허출세에게 강간당한 일을 고발합니다. 허출세는 방죽에서 총살당합니다.

    다시 손승호를 찾아 전주로 향하던 김범우는 검문에 걸려 갇히고 맙니다. 손승호는 비당원으로 신원보증이 되지 않았습니다. 언뜻 박두병의 이야기가 들려 물어보니 박두병은 이미 좌익활동으로 도당 조직부장이 되어 있었습니다. 박두병은 김범우를 자신의 집에 묵게 하며 도당문화선전부나 의용군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 이릅니다.

    아침 집을 나서며 게장을 먹고 싶다는 말을 염상진이 하자, 아들 광조가 누나를 닦달해 게잡이를 나섭니다. 게를 잡고 뻘에 처박히고 소나기가 내리고 토란대를 잡고 처마 밑에서 비를 피하는 장면이 그림처럼 그려집니다.

    9월, 재산조사를 시작하면서 민심이 싸늘하게 변해갑니다. 닭, 돼지의 마리 수까지 세고 낟알도 훑어서 평균을 내는 셈법이었습니다. 이할 오부의 낮은 세금이었지만 이런 몰인정한 처사에 곳곳에서 불만이 터져 나왔습니다. 게다가 전쟁이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조기공출과 인민군 모병까지 겹쳐 민심이 빠르게 이반하고 있었습니다.

     

    19. 고구마똥

    김범우는 전북도당의 선전부원이 되어 남원에 와 있었습니다. 재산조사 문제로 벌어진 민심이반 실태를 조사하고 대처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기실 지주에게 오 할이나 떼이고 각종 공과금까지 물던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것이었습니다만 당의 선전과 의식화가 선행되지 않고 시행된 일면 야박해 보이는 재산조사 때문에 이렇듯 크게 민심이 동요를 일으킨 것이었습니다. 김범우는 우울해졌습니다.

    애매한 태도를 견지하다가 일단 일을 하게 되자 열성적으로 일하는 김범우를 손승호는 기이하게 여겼습니다. 천삼백삼십만 명이 서명해 유엔에 제출한 ‘조선인민의 성명서’에는 미국의 무력간섭을 즉각 중지하고 외국군대는 철수하라는 내용이었습니다만, 미국이 들어줄 리 만무했습니다. 남원에서 얻은 고구마를 펼쳐보이던 김범우는 ‘고구마똥’을 생각합니다. 춘궁기에 고구마만 먹고 싸는 똥을 이르는 말이었습니다. 새로운 농지개혁에 대해 오해가 해소되기를 바라며 김범우는 보탬이 되고자 마음먹었습니다.

    율어면 지서장 이근술이 사십칠일 만에 붙잡혔습니다. 그는 예비검속을 하지 않고 버티다가 버림받은 모양이었습니다. 염상진은 안창민과 이근술을 만나러 가면서 김범준에게 동행하자고 요청합니다. 김범준은 율어로 가면서 민족의 문제를 중시하지 않은 결과 조선에서 좌익이 외면당하는 결과를 얻었다면서 모 주석이 승리한 것은 민족을 중시한 투쟁방식이었다 이야기합니다. 이근술은 사실대로 진술했고 그는 석방됩니다.

    9월 16일 미군이 인천상륙작전을 감행합니다. 이학송은 인민군이 패퇴하면 이북으로 함께 갈 결심을 다집니다. 인천으로 취재를 나갔지만 무차별 포격으로 불바다가 되고 있는 인천을 멀리서 바라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낙동강 전선에서 현오봉은 미군의 B29가 융단폭격을 하는 장면을 기분 좋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어떤 이는 저기서 죽어가는 것도 동폰데, 라는 생각을 합니다.

     

    20. 소용돌이

    최익승은 부산의 요정에서 헌병대 박 대위와 앉아 하나마나한 경력이야기를 하며 미군 군사물자를 빼돌리자 권유하고 있습니다. 이미 쌀 사업으로 큰돈을 벌고 있으면서 이번 군수물자 빼돌리는 데는 투자를 하고 있었습니다.

    김범우는 이리와 군산으로 출장을 떠났습니다. 미군은 군산과 목포로도 들어올 것이라 판단했습니다. 일을 마치고 다음날 밤 전주에 도착하자 도당은 텅 비어있었습니다. 어디로 간단 흔적을 전혀 남기지 않은 채였습니다. 전북도당과 함께 하기로 했던 결심을 어렵게 무너뜨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신분증과 통행증을 찢었습니다. 집으로 돌아가자 결정합니다. 전쟁 3개월 만입니다.

    9월 하순 이학송은 이원조 등과 북쪽으로 피난길에 올랐습니다.

    현오봉은 진군하면서 주운 인공기를 달고 다음 마을로 들어가 보기로 합니다. 이른 바 사상조사였습니다. 예상대로 인공만세를 부른 작은 마을 주민 이십여 명을 학살합니다.

    추석 하루 전날 염상진도 후퇴 지령을 받습니다. 입산을 원하는 사람은 일단 모두 데려가기로 합니다. 민청, 여맹 활동을 했던 사람들이 많이 따라 나서 어림잡아 삼백은 되었습니다.

     

    21. 구빨치 그리고 신빨치

    스물일곱 구의 시체가 법일이 와 있는 북소 마을의 우물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이들은 인공에 복무하던 지역의 민청, 여맹 사람들이었는데 달아나다가 사방이 포위된 것을 알고 스스로 몸을 던진 것이었습니다. 장례를 치르던 중 나타난 경찰에 의해 이장은 붙들려갑니다.

    손승호는 입산하면서 만난 구빨치산 출신 솥뚜껑과 친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솥뚜껑에게 한자를 가르쳐주고 솥뚜껑은 그에게 산 생활과 사격 등의 유격생활을 알려주었습니다. 그 무렵 맥아더는 북한군총사령관에게 보내는 항복권고문을 삐라로 뿌립니다. 시월이었습니다.

     

    22. 너희들을 위한 전쟁

    민기홍은 어느 쪽에도 가담하기 싫어 삼 개월을 정릉의 토굴 속에 숨었다가 나왔습니다. 집으로 왔다가 가장으로서 책임감 때문에 내키지 않는 시내 걸음을 합니다. 전쟁의 상흔이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미군들이 웃으며 타고 가는 지프차가 그를 위협하듯 스쳐지나갑니다. 그런 꼴을 보면서 전쟁 중의 저들이 벌일 야수적인 행태를 짐작합니다. 신문사의 문은 굳게 잠겨 있었습니다.

    최익달과 윤삼걸은 불편하게 마주앉았습니다. 여수에서 윤삼걸을 떼치고 최익달 가족만이 소리도로 배를 타고 들어간 탓이었죠. 하지만 금세 빨갱이를 잡고 작인들 버릇을 고치자는 데에 의기투합합니다. 염상구는 부하 네 명과 산에서 버텼습니다. 자신들을 두고 간 경찰들에게 이를 갑니다. 산을 타고 버티다가 최서학을 만나 구해줍니다.

    김범우는 남쪽으로 향하다가 미군 두 명이 모녀를 희롱하고 강간하려는 것을 막다가 붙들려 전주로 다시 이송됩니다. OSS대원이었던 것을 밝히자 신원확인 후, 카투사로 배속시킵니다. 한국인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미 이양된 작전권과 인력징집 권한만 다시 한 번 확인한 꼴이 되었을 뿐이었습니다.

     

    23. 몸씻기 마을굿

    이학송, 김미선 일행은 끊임없이 북으로 향했습니다. 가을이 이미 깊어가고 있었습니다. 조금이라도 큰 면단위만 되어도 폭격에 남아난 곳이 거의 없었습니다.

    염상진은 도당이 북으로 후퇴하던 방향을 돌려 광주 쪽으로 향한 것을 알고 자신들도 발길을 돌립니다. 도당을 찾아가며 만나는 조직원들에게 빨리 산으로 피하라 이르며 염상진 일행은 화순군에 이릅니다. 조계산을 가운데로 둔 이 지역이 다시 야산투쟁의 중심이 될 터였습니다.

    순덕은 그대로 하숙집에 눌러앉아 주인아주머니와 살고 있었습니다. 그 마을에 이틀 전, 미군들이 지나가며 여자들을 범한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그날 밤에 처녀 둘이 목을 매 죽어버렸습니다. 그래서 더 죽는 것을 막기 위해 다음날 ‘몸씻기 마을굿’을 벌입니다.

     

    24. 냄편이고 아덜이고 열썩이라도 못당하겄다, 요런 징글징글헌 눔에 시상!

    마을마다 부역자 색출로 싸늘한 바람이 불고 있었습니다. 도 전체로 따지면 입산자가 이만에 이른다는 계산이 나왔습니다. 남인태는 권 서장에게 전화해 사람들을 닦달해 빨갱이 물을 빼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근술은 인공세상에서도 살아남아 그것이 혐의가 되어 도경으로 불려갔습니다. 권 서장은 이근술이 예비검속을 하지 않은 것에서 어떤 죄의식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이근술은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제출합니다.

    권 서장은 별 소득 없는 부역자 색출에 진을 빼가면서 국민병징집까지 해야 했습니다. 사병차출, 노무자차출.... 그러자 냄편이고 아덜이고 열썩이라도 못당하겄다, 요런 징글징글헌 눔에 시상, 이란 탄식이 아니 나올 수가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도망갔다가 돌아온 송성일이 최서학을 찾아갑니다. 징집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인 그에게 손가락이라도 자르라고 말하는 최서학이었습니다. 최서학이 보여주는 신문에는 서울에서만 부역자가 구천구백 명이 검거되었다고 쓰여 있었습니다.

    이학송 일행은 이십여 일 행군 끝에 평양에 다다랐습니다. 평양도 이미 쑥대밭이 되어있었죠. 잠시 그곳에서 평남로동신문을 발간하던 해방일보 일행은 전선이 밀고 올라오면서 다시 짐을 꾸려 북행을 시작합니다. 미군의 비행기는 공습만이 아니라 기총소사로 사람들을 무더기로 죽였습니다. 이학송도 죽을 뻔합니다.

    김범우는 서울에서 평양으로 가는 미군 지프차에 미군복을 입은 채 타고 있었습니다. 김범우는 CIC에서 통역을 맡게 되었습니다. 고위 공산당 간부 등을 심문하는데 입회해 통역을 해야 했던 것입니다. 괴로워서 며칠 잠도 자지 못합니다. 한 사람에게는 민족을 팔아먹은 놈이라는 욕을 들으며 침까지 맞아야 했습니다.

     

    25. 우리 아부지가 하대치요

    선우진은 순천경찰서에서 계급도 없는 군복을 입고 좌익혐의 학생들을 취조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특무대였습니다. 선우진이 찾으려는 것은 지난 번 칼부림 사건의 범인들이었습니다. 선우진은 잔인한 전기고문을 즐겨 사용했습니다. 선우진은 내친 김에 순천중학의 이명준 선생을 빨갱이로 체포해 오라고 합니다.

    백남식이 헌병대 대위가 되어 벌교에 들립니다. 권 서장은 대충 상대해 주다가 자리를 피합니다. 피하고는 벌교에 들어와 살고 있는 이근술을 떠올립니다. 자신의 행위에 대해 양심의 가책을 느끼면서 이근술을 도와줄 방법이 없을까 고민합니다. 한편 백남식은 윤 부자네에 갑니다. 돈을 뜯기 위해 들린 길이었는데 연희(말자)에게 애가 들어서 있어 송 씨의 닦달로 하루 만에 결혼식을 올리고 돌아갑니다.

    길남이와 종남이는 매타작을 당하고 돌아온 외숙모를 위해 마른 개똥을 주우러 다니고 있었습니다. 고구마 밭을 지나다 일하는 내외에게 종남이 일을 거들어 드릴 테니 고구마 하나만 달라고 하자, 그 내외는 경우가 바르다며 그러자고 합니다. 부모를 묻자, 종남이 ‘하대치요’라고 답합니다. 고구마 밭 내외는 너희가 그 집 자식들이냐며 고구마를 그저 줍니다.

     

    26. 압록강의 물을 마시며

    양효석은 대구인근 추풍령 쪽에서 중위로 진급합니다. 스스로 군대 체질이라고 생각한 그는 아버지의 복수와 함께 군인으로 출세할 꿈을 꿉니다. 양효석이 속한 연대는 추풍령에서 북상하는 적들을 저지하는 임무를 충실히 잘 해냈습니다. 한 달여 시간이 지나자 북상하는 적은 거의 없었습니다.

    이학송은 기총소사를 피했다가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낙오된 상태였습니다. 해방일보를 외치며 가다 겨우 김미선과 박 영감을 만나 함께 강계를 향해 갑니다. 가다가 앞길이 미군에 막혔다는 정보를 듣고 길을 우회합니다. 자강고원은 이미 겨울이었습니다. 간난신고 끝에 압록강에 다다르지만 건널 수는 없었습니다. 인도교 쪽으로 이동합니다. 그곳에서 중공군의 참전을 목격하게 됩니다. 더해 이원조 등 헤어졌던 해방일보 동료들을 다시 만나게 됩니다. 기간, 김미선은 이학송에게 묘한 감정을 느낍니다.

     

    27. 똥냄새 김치냄새의 나라

    정보통역으로 인한 민족반역감이 극에 달한 김범우는 꿈에서마저 미군들을 찔러 죽이려다 실패하곤 했습니다. 남의 땅을 빼앗고 학살한 그들은 언제나 우월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공공연히 한국민을 비하했습니다. 쓸 만한 것은 여성의 성기뿐이라고도 하며 노골적으로 음탕한 소리들을 하기도 했습니다. 김범우는 하나하나 논박하지만 정치문제가 나오면 슬그머니 이야기를 끊고는 했습니다. 이들은 어느 아침 갑자기 이동합니다. 중공군의 참전을 확인해야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전세는 공수가 바뀐 참이었습니다. 현오봉은 전방에 있었습니다. 매서운 추위가 닥치고 있었습니다만 밤에도 잘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미군의 위력을 본 현오봉은 두렵지 않았습니다. 일시적 수세라 여긴 것이죠. 적이 나타났습니다. 십오 분 만에 쉽게 물리쳤습니다. 그런데 그 보다 두 배가 더 나타납니다. 이렇게 계속되자 화력도 거의 다 소모한 상태로 짓밟히게 됩니다. 현오봉의 연대는 전멸합니다.

    이틀 뒤에 UN군사령관 맥아더가 ‘중공군의 월경 성명’을 발표합니다.

    태백산맥  4부 전쟁과 분단(8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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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백산맥 4부 전쟁과 분단(8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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