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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읽기 편은 거의 줄거리 전달로 끝날 것이다. 가볍게 읽고 어떤 내용인지 파악하면 좋겠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총 3부로 구성된 단편이다. 1부는 영수, 즉 난장이의 큰아들이, 2부는 난장이의 둘째 아들, 영호가, 3부는 영희, 난장이의 딸이, 각각의 부별 화자이다. 모두 1인칭 시점으로 정리되어 제 각의 입장에서 철거와 그것에 이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유기적으로 얽힌 이야기 속에 입체적인 각도로 같은 사건을 조명하는 작가의 탁월한 표현기법과 문장들을 만나볼 수 있다.

    1부는 영수가 철거계고장을 가져오면서 시작된다. 가난했지만 철거계고장을 받은 그 집을 지으면서 행복했던 일, 개천 건너에서 풍겨 오던 고기 굽는 냄새, 선거 후보자가 난장이 아버지에게 인사하던 모습을 뿌듯해 하던 일들을 떠올린다. 뒷집 명희와의 추억은 아프다. 영수와 명희는 서로를 좋아했다. 다방 종업원, 고속버스 안내양, 골프장 캐디가 되었던 명희는 불러오는 배를 안고 돌아와 음독자살했다. 명희가 남긴 돈을 빌려 난장이네 건너방에 전세살던 사람에게 전세금 십오만 원을 내어준다. 

    아버지가 부쩍 늙고 지쳤다고 느끼던 때, 꼽추를 데려와 만난다. 아버지는 꼽추와 서커스단을 따라가고 싶어했다. 영수와 가족들이 반대했다. 이후 난장이는 혀가 말려드는 병이 걸린다. 영수은 중삼초에 학교를 그만두고 인쇄공장을 나갔다. 아버지는 지쳤고 집은 너무 가난했던 것이다. 영호도 인쇄공장, 영희는 빵집에서 일했다. 그래도 영수는 계속 독학으로 공부를 이어갔다. 

    난장이가 사라졌다. 아버지가 놓고 간 책 ‘일만 년 후의 세계’를 읽고 있던 영수는 지섭과 만난 일들을 떠올렸다. 지섭이 아버지를 향해 죽은 이 땅을 버리고 달나라로 떠나야 된다던 말이 생각났다. 영수는 책을 덮고 밖으로 뛰쳐 나간다. 아버지의 행방을 짐작한 영수는 벽돌공장 굴뚝 위에서 종이비행기를 날리는 난장이를 발견한다. 달이 떠있던 벽돌공장 굴뚝 위였다.

    2부는 영호의 시점이다. 이야기는 영희가 사라지던 시점으로 돌아간다. 영희를 찾던 영호에게 동네 주정뱅이는 영희가 비행접시에 잡혀갔다고 헛소리를 한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밤새 영호는 풀숲에서 비행접시가 나타났다는 곳을 지켰다. 영호의 회상을 통해 영수의 마음에 부당한 대우에 싸워야 한다는 의식이 싹트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이후 영호와 형, 영수는 부당한 대우를 개선해달라고 따지다가 일터에서 쫓겨났다. 어머니는 나무라지만 난장이는 아이들의 편을 든다. 난장이 아버지는 지섭의 말대로 달에 가서 천문대 일을 보기로 했다는 말을 한다. 영호는 아버지에게 그 책을 그 사람, 지섭에게 돌려주라고 말했다.

    입주권은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었다. 입주권 같은 것이 집을 철거당한 사람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그저 있는 사람들을 위한 편법이었음을 허술한 거래과정을 통해 보여준다. 영희와 영호가 동회앞에서 입주권시세를 보며 팔려고 나와 있을 때 승용차를 탄 사내가 자신에게 팔라고 한다. 이십오만 원에 그 사내에게 입주권을 넘기기로 한다. 그는 동네 입주권을 모조리 사서 가버린다. 

    영희가 없어져 허물리게 될 집을 떠나지도 못하고 끝까지 있다가 고기를 사온 지섭과 마지막 식사를 하는 난장이네. 밥을 먹다가 집은 헐리고, 그들과 싸운 지섭은 피투성이가 되어 끌려갔다. 아버지는 들고 있던 책을 영수에게 주고 그들을 따라갔다. 

    3부는 영희의 이야기다. 영희는 입주권을 산 사내를 따라갔던 것이다. 사내는 영희에게 계속 추파를 던지고 있었다. 영희는 계약서를 쓰고 돈을 받은 그날 그 사내를 따라 나섰다.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영희에게 흑심을 품고 있던 사내는 영희에게 자기 일을 도와달라고 한다. 영희는 남자의 아파트에 살기 시작했다.

    그는 영희네 동네에서 사온 입주권을 사십오만 원에 팔았다. 그의 삶은 시작부터가 영희네와는 다른 축복이었다. 열일곱 영희는 사내와 잠자리를 같이하며 기회를 보다가 약에 취하게 하곤 자기 집의 입주권을 빼내서 달아난다. 

    입주권을 가지고 행복동 동사무소에 가자 직원들이 의아해 한다. 표찰과 계고장을 주고 철거확인원에 아버지, 난장이의 신상을 적어 제출한다. 직원들은 가족들이 길건너 윤신애 아주머니가 너를 찾고 있었다며 집을 알려주었다. 주택공사에 가, 입주신청을 한 후 신애의 집으로 갔다. 그곳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다. 방죽도, 벽돌공장도……. 신애의 집에 도착한 영희는 벽돌공장 굴뚝을 허는 날 그 속에서 돌아가신 아버지가 발견되었다는 말을 전해 듣는다.

    <육교 위에서>

    신애가 동생이 입원한 병원으로 향하다 어느 육교 위에서 떠오른 생각이 이 단편의 내용이다. 거리의 복잡함에 지쳐갈 때 육교를 만났다. 신애는 동생과 동생의 친구를 생각했다. 두 사람은 대학에서 민주화를 위해 싸웠던 동지였다. 졸업한 둘은 각자 살아갔다. 신문사에 취직한 동생의 친구는 지난날 대학신문의 주필이었던 교수의 유혹을 받고 있다고 말한다. 그 교수가 동생친구 신문사의 우두머리가 되었던 것이다. 동생은 어째서 협박이 아닌 유혹이라 말하는지 의문을 가진다. 

    그 친구는 잘 살았다. 없는 게 없이 해놓고 살았다. 친구의 동생은 죽었다. 용서할 수가 없다던 자신의 말 그대로 자신을 용서하지 않았다. 병실에 도착해 사람을 제일 약하게 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동생의 머리맡에 놓인 아이들의 사진을 보며 생각했다. 누가 동생의 친구를 죽였을까?

    <궤도 회전>

    다시 윤호의 이야기다. 윤호는 재수에 실패하고 삼수를 하던 해 삼월과 사월 사이 ‘노동수첩'이라는 작은 책자를 읽게 된다. 그 속에는 근로기준법 등과 은강방직 노조 지부 운영 규정 같은 것이 들어있었다. 그해 윤호네는 행복동 삼층집을 팔고 북악산 산허리 부자동네로 이사를 갔다. 사월이 다 갈 때 옆집 여자아이가 윤호에게 무슨 책이냐며 말을 걸어왔다. 경애였다. 경애는 열일곱 살 고등학생으로 은강그룹의 창업주의 손녀였다.

    경애는 윤호를 성당모임에 초청한다. 십대 노동자에 대한 토론에 참가를 부탁한다. 그곳에서 말할 기회를 얻은 윤호는 난장이와 가족들의 이야기를 그곳 아이들에게 해준다. 그리고 이어지는 역활극 같은 놀이에서 윤호는 경애를 고문한다. 윤호는 경애의 죄를 캐묻는다. 생활자체가, 난장이 집의 딸의 비참한 생활과 완전히 다른 생활자체가 너의 죄라고, 그들을 인간이 아닌 값싼 기계 취급을 하는 그것이 너의 죄라고 윤호는 말한다. 그리고 그걸 모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죄인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집에 돌아가 어른들에게 그렇게 말하라고 시킨다. 그날 경애는 죽은 할아버지의 묘비명을 직접 써서 윤호에게 준다. 

    ‘화를 쉽게 냈던 무서운 욕심쟁이가 여기 잠들어 있다. 돈과 권력에 대한 욕심 때문에 그는 죽었다….’

    윤호는 대학을 들어가는 대로 경애와 결혼하겠다고 생각했다.

    <기계 도시>

    윤호는 은강시를 생각했다. 그곳에 죽은 난장이의 가족들이 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윤호는 은희에게 난장이 가족의 이야기와 은강시의 이야기를 해준다. 

    은강시는 서해의 반도부에 위치한 삼면이 바다인 도시다. 은강시는 작가가 가상으로 만든 산업도시다. 은강시의 환경은 나빴다. 은강시의 북쪽은 공장지대고 남쪽은 주거지였다. 바람이 자는 날이면 아이들이 호흡장애를 일으킬 정도로 대기가 나빴고 바닷물은 썩었다. 아무리 악취가 나도 은강에는 변화가 없었다. 윤호는 아버지가 무서운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늘 했다.

    영수는 은강자동차, 영호는 은강전기, 영희는 은강방직에서 일하고 있었다. 이들이 속한 공장은 노동조건이 나빴다. 부당하게 해고 당해도 어용노조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영수는 투쟁하기 시작했다. 어느날 영수와 대화하던 윤호는 영수를 이해한다고 말했다. 영수는 그런 윤호에게 자기 집에 데려가 달라고 한다. 은강그룹 경영주를 죽이기 위해 그들의 옆집인 네 집에 데려다 달라는 것이었다. 윤호는 거절하며 말리지만 영수는 고집을 꺾지 않는다.

     윤호는 다른 여자아이들을 데리고 갔던 호텔에 은희를 데리고 가 품는다. 호텔을 나서며 은강시를 바꿀 수 있는 단체를 만들 결심을 한다.

    <은강 노동 가족의 생계비>

    영수가 화자다. 영희는 은강방직에서 노조활동을 한다. 그러던 중 노동조합지부장이 실종된다. 영수는 자기 회사의 노조에 가서 잘잘못을 따진 후, 따돌림을 당하기 시작한다. 결국 일감조차 주지 않아 그만두게 된 후, 잡역부가 된다.

    그해 도시 근로자 최저 이론 생계비는 팔만삼천사백팔십 원. 그러나 어머니가 확인한 삼남매의 수입은 총 팔만이백삼십일 원. 그마저 각종 보험료 등을 떼고나면 육만이천삼백오십일 원밖에 안 되었다.

    <잘못은 신에게도 있다>

    이 편도 영수가 화자다. 영수는 은강자동차를 그만둔 뒤, 은강방직 보전반 기사 보조로 일하게 되었다. 영수는 은강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머릿속을 변혁시키고 싶은 욕망을 가지게 된다. 차차 영희 공장, 은강방직의 새 지부장, 영이를 영수가 지도하게 된다. 

    새로운 노조지도부와 사용자측의 회의가 시작되었다. 난장이네 식구들 이야기와 노사간의 대화가 교차된다. 옷핀의 사용처는 난장이네 집에서 알맞게 쓰였지만 공장에서는 조는 공원을 깨우는 데 쓰이는 흉기가 된다. 사용자들은 무례하거나 사리, 법리에 맞지 않는 말을 하고는 회의록에서 빼자고 한다. 아이들도 난장이의 아이들은 놀이에서 빼자고 한다. 노사 회의는 결렬되고 만다. 

    난장이는 지나친 부의 축적을 사랑의 상실로 공인하고, 사랑을 갖지 않은 사람을 벌하는 세상을 그렸다. 그것이 못마땅했던 영수는 생각을 바꾼다. 아버지가 옳았다고. 잘못은 수정되어야 한다고. 모두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 은강에서는 신도 예외가 아니었다.

    <클라인씨의 병>

    영수가 다시 화자로 이야기를 진행한다. 노동자교회를 중심으로 활동하며 많은 동료들을 만나던 차, 지섭도 다시 만나게 된다. 지섭은 노동운동가가 되어있었다. 영수가 모임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눈을 떴다고 말하자, 지섭은 영수가 외려 장님이 되었다고 야단을 쳤다. 영수가 왜냐고 따져묻자, 현장에 있는 네가 나가서 남의 눈을 뜨게 만들어야 할 사람이라고, 그러니 노동자로서 사용자와 부딪치는 그 지점에 네가 있으라고 말한다. 

    클라인씨의 병은 모임에서 만난 작은 공장주 겸 과학자가 알려준 병이다. 

    “이 병에서는 안이 곧 밖이고 밖이 곧 안입니다. 안팎이 없기 때문에 내부를 막았다고 할 수 없고 여기서는 갇힌다는 게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벽만 따라가면 밖으로 나갈 수 있죠. 따라서 이 세계에서는 갇혔다는 그 자체가 착각예요.”

    클라인씨의 병의 의미를 깨달은 영수의 말이었다. 말을 마치고 영수는 공장으로 향한다.

    <내 그물로 오는 가시고기>

    경훈이 이 단편의 화자다. 경훈은 은강 창업주의 손자다. 그러니까 경애의 바로 위 오빠다. 이야기는 바로 공원에게 칼을 맞아죽은 숙부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숙부를 아버지로 착각한 노동자의 피습으로 숙부는 사망했다. 숙부의 아들인 사촌형은 외려 노동자들을 동정했다.

    피고인 아버지가 난장이라고 말함으로써 숙부를 죽인 이가 영수임을 짐작케 한다. 재판에서 영수가 사형을 선고받자, 공원들의 울음바다가 된 모습을 경훈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경훈은 꿈을 꾼다. 자기가 친 그물에 몰려오는 물고기 떼를. 그런데 그 물고기가 모조리 앙상한 뼈와 가시에 두 눈과 가슴지느러미만 단 큰가시고기들이었다. 건져올리자 그것들이 자신에게 덤벼들었다. 약해진 듯해 병원에 갈 생각을 한다. 사랑으로 얻을 것은 없다 다짐하며 흔들린 마음을 추스렸다.

    <에필로그>

    다시 또 마지막 수학시간이다. 선생은 대입 예비고사에서 수학성적이 나빠지자 책임을 지고 수학과목 대신 윤리과목을 맡게 되었다고 알린다. 

    꼽추와 앉은 뱅이는 약장사 사장과 차력사에게 자다가 버림받고 말았다. 둘은 황급히 그들을 뒤쫓기 위해 고속도로로 올라간다. 통금이 있던 시절이었지만 고속도로는 통행이 가능했기에 방향만 맞게 쫓아가면 톨게이트 근처에서 통금이 해제될 때까지 있을 테니 잡을 수 있으리라 판단한 것이다. 고속도로에서 차를 잡아타려고 애쓰던 중 꼽추가 반딧불이를 보고는 저거 보라고 한다. 반딧불이라고. 그러나 앉은뱅이는 반딧불이가 씨가 졌다며 믿지 않는다. 그저 사장의 배를 갈라놓을 생각만 한다. 

    꼽추가 교도소의 불빛을 가리키며 난장이와 영수의 이야기를 전해준다. 사형까지 당했다고 말한다. 이렇게 작가는 영수의 이야기를 꼽추를 통해 마무리 한다. 그러니 칼을 버리라 충고하는 꼽추. 차는 잡히지 않았다. 반딧불이를 보며 도로에 뛰어든 꼽추, 차를 잡기 위해 뛰어든 앉은뱅이. 반딧불이는 있었다. 꼽추는 분리대 앞에 모로 쓰러져 있었다. 

    수학교사는 일을 그만두고 우주인을 만나러 가겠다고 말한다. 학생들은 믿지 않지만, 수학선생은 내가 우주인과 함께 혹성으로 떠난 것으로 믿어달라고 말한 후 수업을 마친다. 나가는 그의 이상한 걸음걸이를 보며 학생들은 외계인의 걸음걸이가 바로 저럴 것이라고 생각했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읽기 1편에 이어 2편까지 총 12편의 단편을 간단히 요약해 보았다. 부족한 점이 많고 전달하고 싶은 주옥 같은 문장들도 많이 빠졌다. 독자 스스로가 그런 부분, 문장들을 찾아내는 기쁨을 가져보길 바랐다는 해명 아닌 변명을 한번 둘러대본다. 그럼에도 일반적인 글쓰기의 두어 배는 족히 되는 분량이 나왔다. 이어지는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읽기 3편에서는 이 작품에 쓰인 상징들에 대해 같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질 것이다. 긴 글 읽어주셔서 고맙다. 3편에서 다시 만나길…….

    (3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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