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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슈키르의 수도, 우파에 살고 있는 일리아스는 물려받은 재산이 그다지 많지 않았습니다. 그는 아내와 함께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리고 엄청난 재산을 모으게 됩니다. 온 나라에 소문이 날 정도의 부자가 되었습니다. 그의 집에는 늘 손님이 들끓었습니다. 일리아스는 손님들 접대에 빈틈이 없도록 늘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삶은 오래 가지 않았습니다. 큰아들은 술에 취해 행패를 부리다가 맞아서 죽었습니다. 둘째 아들은 허영심이 강한 여자와 결혼해 하는 수 없이 많은 재산을 떼어주고 독립시켰습니다. 딸까지 시집보내고 나자 가세는 많이 기울었습니다. 그런 때, 가축은 병들고 마적단에게 말까지 빼앗기는 일이 생깁니다. 결국 가난해진 일리아스 부부는 착한 이웃, 무하멧트샤프의 집에 종살이를 하는 지경에 이릅니다.
어느 날 무하멧트샤프의 집에 친척, 묠라 등 친척들이 방문했습니다. 묠라는 이슬람교도였습니다. 무하멧트샤프는 음식을 장만하느라 오가는 일리아스를 소개합니다. 친척들은 소문난 부자였던 그의 변화에 놀라워하며 이야기를 해보고 싶어 합니다.
불행할 것이라 미리 짐작하고 질문을 하던 친척들은 일리아스와 그의 아내, 셰마가 진심으로 행복해 하고 있는 것을 알고 놀랍니다. 부부는 부자일 때 걱정거리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하느님께 기도할 시간이 충분하고 부부끼리 이야기할 시간이 많으며 따뜻한 잠자리가 있어 진정으로 행복하다고 이야기합니다. 처음에 믿지 않던 사람들도 묠라가 자신들의 경전에도 쓰여 있는 말씀이라 이야기하자 깊은 생각에 잠겼던 것입니다.
이 작품은 세속적인 가치의 대표라고 할 수 있는 부와 관련해 우리가 생각해 볼 거리들을 제공합니다. 일리아스 부부는 아등바등 노력해 부자가 되었지만 결코 행복하지 않았습니다. 세속적인 명성이 올라가면서 방탕해진 아들들은 타락하고 맙니다. 손님들이 늘 찾아와 둘만의 시간은 없어졌고 그들의 대접을 위해 고민해야 했습니다. 재산을 지키기 위해 늘 신경이 곤두서있어야 했고, 잃을 때마다 분노하거나 슬퍼해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그 모든 것을 잃고 보니 그 자리에 여유와 평온이 찾아들어왔던 것입니다.
너무나 이상적인 이야기지만 톨스토이는 이 작품을 통해 일리아스가 물욕을 채우기 위해 50여 년간 바친 그 시간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사람의 생은 100년이 채 못 됩니다. 재산을 모으고 지키는 데만 인생의 반 이상을 허비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일까? 무엇이 참되고 행복한 삶일까? 아내와 아이들과 도란도란 둘러앉아 이야기하며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시간, 이런 것이 소소하지만 삶에서 인간이 느낄 수 있는 확실한 행복이란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렇다면 우리 짧은 생애, 소중한 시간들을 어디에 쓰는 것이 좋을까요?
덧붙여 묠라, 라는 이슬람교도의 등장도 주목해야 할 거 같습니다. 톨스토이는 이 인물과 일리아스의 견해를 일치시키면서 특정 종교 속에서만 통하는 편협한 원칙이 아닌 인간 행복의 일반론을 만들고자 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인간은 정신적인 여유와 사랑에서 행복을 느끼는 존재다, 라는 말이 톨스토이가 하고 싶었던 말이 아니겠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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