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소설
조세희,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덮으며
꽤 긴 시간 이야기 한 것 같은데, 사실 몇 편 안 썼다. 필자가 느끼는 피로도는 어쩌면 너무나 더딘 세상의 변화에 지친 탓일 수도 있겠고, 이십대에 처음 접한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 사십이 넘은 내 서재에서 여전히 나를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라 해도 맞겠다. 이것은 놀랍고 피곤한 일이다. 이런 뼈아픈 작품은 그 시대에 한시적으로 들어맞아, 그 시대에 소비되고 그저 고전으로 남아야 좋다. 그런데 여전히 유효하다고 느낀다면, 그만큼 사회가 정체되었다는 뜻이고, 그런 정체는 은강시의 스모그처럼 사람들을 질식시킬 지도 모른다. 이런 걱정은 늘 피곤함을 동반한다. 87년 이후 한국사회의 많은 부분이 민주화되었다고들 상찬한다. 일정부분 인정한다. 군부독재는 무너졌고-그 속에 부역한 기득권을 처벌한 것과는 별개..
2019. 10. 31. 1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