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소설
소년이 온다 [한강 作] 줄거리와 독후감
나는 한강의 ‘소년이 온다’와 같은 문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소년이 온다는 자칫, 작품을 쓰는 작가가 스스로 과몰입해 감정과잉되기 쉬운 문체이고, 만약 그렇게 되면 독자로서 내용에 공감하기 힘든 때문이다. 그러나 작가는 이런 과잉을 섬세한 묘사로 이끌어, 현장감을 증폭시키는 데 현명하게 사용한다. 이 '소년이 온다'가 이처럼 지독하게 현실적으로 와닿을 수 있었던 데는, 상황과 풍경, 냄새, 빗방울 하나까지도 섬세하게 그려낸 작가의 치열한 노력이 있었던 덕분이다. 그래서였을까, 나는 잠시 '소년이 온다'가 소설이란 것을 잊었다. 그날의 광주에 나는 육신도 없이 서서, 그래서 전혀 위험하지는 않으나, 또한 무력하게, 그래 마치 지금처럼, 그러나 생생하게, 그날을 목격한 느낌이었다. 어느 순간, 내가 ..
2019. 11. 6. 2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