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은 다소 옛 문체라 읽어내기가 그렇게 매끄러운 것은 아닙니다. 일제시대 1937년 조선일보에서 연재한 소설이니 어쩔 수 없는 노릇이겠죠. 하지만 옛날 극장에서 변사가 말하는 것을 듯는 느낌으로 읽으신다면 나름의 재미도 느끼실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참고로, 필자는 생각보다 꽤 재미있게 읽었답니다. 소설은 해왕좌, 라는 연극단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연극단 단장이 살해당하면서 사건이 전개되지요. 재미 있는 것은 이런 살인상황을 유불란이라는 추리소설가가 극화하면서 살인사건의 실마리를 잡아나간다는 독특한 설정이란 점입니다. 유불란이 범인으로 지목하는 남자에게 극에 출현할 것을 제안합니다. 남자는 고민 끝에 수락의 편지를 보냅니다. 연극이 몇 회 상연되면서 경성은 이 사건과 극에 관심이..

코스모스 세 번째 이야기를 이어가겠습니다. 이 편이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마지막 편입니다. 9. 별들의 삶과 죽음 별들 또한 유한한 존재입니다. 인간에 비해 그 수명이 어마어마게 길 뿐이지 분명히 더 거대한 우주 안에서 생멸을 거듭하는 존재입니다. 별들은 어떻게 탄생하고 어떻게 죽을까? 이 것에 대한 설명이 이 장의 주된 내용입니다. 수소를 제외한 거의 모든 원자는 별의 내부에서 만들어집니다. 한 원자는 고온에서 더해지거나 분리됩니다. 그러면 성질이 전혀 다른 원자가 됩니다. 원자들이 모여 분자가 되고 물질이 됩니다. 별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성간기체가 중력 낙하를 통해 덩어리가 만들어지면 별이 되고 행성이 됩니다. 우리를 포함한 우주의 모든 물질은 수소를 제외하고 별 속에서 만들어진 것이라 해도 과언이..

코스모스 두 번째 이야기를 이어가겠습니다. 5. 붉은 행성을 위한 블루스 화성의 생명체 관련 논쟁을 반복 연주되는 블루스에 비유한 제목입니다. 화성은 얼음으로 뒤덮힌 극관, 흰 구름, 24시간의 자전주기 등, 지구와 비슷한 점이 너무나 많은 행성이라 이런 논란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화성인을 소재로 한 소설, 영화 등이 아주 많습니다. 바이킹 탐사선이 화성에 가기 위해 겪었던 어려움, 에피소드들이 이 장의 주요 내용들로 채워집니다. 많은 사람들의 기대와는 다르게 화성에 지적생명체가 있다는 증거는 아직 그 어디에도 없습니다. 하지만 기후, 대기조건으로 보았을 때 금성처럼 생명체의 존재자체를 완전히 부정할 수 있는 수준도 아닙니다. 논란의 불씨는 아직 꺼지지 않은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만약에 태양계..

-들어가며 코스모스란 자연의 규칙을 말하는 것입니다. 자연의 모든 것이 이 규칙에 의해 조합되고 움직이므로 코스모스는 우주 그 자체를 뜻하게 됩니다. 코스모스의 입장에서 보자면 카오스, 즉 혼돈은 인간의 무지에서 비롯된 오해일 뿐이지요.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는 모두 13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인류가 그 동안 이룩한 과학적 성과들로 전우주적인 거시적 관점으로부터 초미시세계에 이르기까지를 망라합니다. 하지만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다루는 분야는 다르지만 각 장이 가지고 있는 주제가 유기적인 통일성을 가지고 있어 자연스럽게 읽어나갈 수 있습니다. 이 책은 단순히 우리에게 과학적 지식을 전달하기 위해 쓰인 책이 아닙니다. 137억 년이 넘는 우주의 역사부터 상대성이론, 진화론까지 다루지만 진짜..
이번에 소개해 드릴 책은 아동심리학의 대가 하임 G. 기너트 박사가 쓴 육아 관련 부문 서적의 고전, '부모와 아이 사이'란 책이다. 책을 읽으면서 2020년 현재, 9살, 3살짜리 두 아들을 둔 필자는 왜 이제야 이 책을 펼쳤는가, 하는 때늦은 후회가 밀려와 견딜 수가 없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가 없다. 기실 이 책은 필자의 어머니가 필자가 아비가 되자마자 선물한 책이었다. 그러니 근 십여 년, 이 책은 필자의 서재에 한 자리를 차지하고 손이 닿는 지근거리에 있었던 셈이었다. 그러나 필자는 이 훌륭한 육아 스승을 무시하고 지나치는 우를 범하고 말았던 것이다. 그 어려운 육아전쟁 속에서 어리석게도 말이다. 만약 이 책에 눈과 귀가 있었다면 필자를 얼마나 한심하게 여겼을지, 부끄럽기 그지없다. 필자와 비슷..

영달은 막일 판을 찾아 전전하는 일당 노동자다. 겨울, 하던 일이 끝날무렵, 하숙집 아낙과 붙어먹다가 남편에게 들켜 아침 댓바람에 도망쳤다. 갈 곳이 딱히 없어 길에서 서성거리고 있을 때쯤, 길을 가던 정 씨를 만난다. 정 씨 또한 영달과 같은 막노동 판에서 일했던 사람으로 서로는 앞면이 있었다. 정 씨는 능청스럽게 영달에게 아침부터 덕분에 좋은 구경했다고, 영달과 붙어먹었던 청주댁이 남편에게 죽도록 맞는 것을 보았다고 전한다.영달은 삼포로 간다는 정씨를 무작정 따라나선다. 갈 곳이 없었던 탓이다. 가난한 그들은 버스를 타지 않고 기차역이 있는 곳으로 걸었다. 찬샘골이란 마을에 이르러 ‘서울집’이라는 대폿집겸 국밥집에 들렀다가 그곳에서 아침에 도망친 술집 작부, 백화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뚱보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