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 체포 최익승은 화가 나 경찰서장 남인태를 부릅니다. 김범우가 최익승을 만나고 간 후였습니다. 김범우가 좌익부역자라도 재판을 통해 처벌할 것과 가족에 대한 테러를 막아야 한다고 최익승에게 요구했던 것이었습니다. 최익승은 남인태를 이용, 좌익 숙청기간, 김범우가 방해하지 못하게 할 요량으로 체포할 것을 강요합니다. 더해 염상구를 청년단 단장에 앉힙니다. 친일파 최익승이 미군정에서 되살아나고 더 크게 성공한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미군정에 의해 근현대의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진 것을 상기시키는 작가의 의도일 것입니다. 최익승은 쌀을 매점매석해 엄청난 부를 축적합니다. 해방직후 쌀값은 미친 듯이 치솟았습니다. 일 년 사이 최익승의 재산은 삼백 배나 늘어났습니다. 최익승을 만나고 집으로 향하던 김범우는 백색..

1. 일출 없는 새벽 정하섭은 새벽 야음을 타고 벌교로 잠입합니다. 외딴 폐허가 된 현부자네 제각에 딸린 무당 월녀의 집에 찾아가 소화를 만납니다. 정하섭과 소화는 어린 시절부터 인연이 깊었습니다. 벌교에서 양조장을 하는 하섭의 아버지는 굿을 즐겨 벌이는 편이었기에 자주 마주쳤던 것입니다. 어린 시절 비파를 건네며 맺은 인연은 자라서도 이렇게 이어졌습니다. 소화는 무당의 딸인 자신에게 다정하고 반듯하게 생긴 정하섭에게 연정을 품고 있었습니다. 당의 명령에 따라 벌교에 자금을 확보하러 온 하섭의 손 위에 무당인 소화가 손을 포갭니다. 2. 가슴으로 이어진 물줄기 밤, 하대치의 집에서 무거운 분위기로 시작됩니다. 하대치는 이날 집을 떠나기 위해 가족들과 작별인사를 합니다. 상황이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었기 때..

북로구라는 이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제일 기피했던 것이 장편소설입니다. 한 편, 한 편 써서 내용을 채워나가는 것이 블로그 운영의 거의 전부라고 한다면 제 블로그의 특성상 장편소설은 그야말로 양날의 검입니다. 많은 내용이 있으니 한 작품으로 여러 개의 포스팅을 올릴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너무 늘어지게 되는 단점이 있지요. 게다가 장편소설은 분석하기가 그리 녹록지 않습니다. 하지만 건드리지 않을 수 없는 작품에 이르고야 말았네요. 다가올 4.3항쟁 추념일에 맞춰 여순항쟁(여순반란)과 한국전쟁 기간-통칭 해방기 공간-을 다룬 작품을 블로깅하는 것은 나름의 의미가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완독이야 오래 전에 했지만 기억이 희미할 만큼이나 지난 세월입니다. 다시금 꼼꼼히 읽으며 이 글을 읽는 분들께 최대..

작자-플라톤(B.C427~347):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의 제자이자 친구. 그의 이상주의, 영혼불멸설 등은 서구사회 문화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우리는 보통 철학의 시조를 이야기할 때, 소크라테스를 이야기합니다. 파이돈은 소크라테스의 애제자 중 한 명으로 소크라테스가 사형집행을 당하기 직전 직접 대화를 나눈 인물로 등장합니다. 소크라테스의 죽음이 어땠고 그 분의 마지막 이야기를 듣고자 하는 지인에게 소크라테스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내용이 진행됩니다. 파이돈은 소크라테스의 대화편의 하나로 대화형식, 질문과 답변으로 철학적 문제에 논리적으로 접근했다던 소크라테스의 사유방식 일면을 잘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서양 중심의 철학역사에서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소크라테스. 그 이후 플라톤, 아..

폴리매스를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다재다능한 멀티플레이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시대는 전문화의 시대를 넘어 초전문화의 시대로 가고 있지요. 지식들을 파편화하고 그 총합이 이뤄내는 효과에 대해서는 무지하기를 권장하는 사회입니다. 이를 테면 제가 조그만 나사못 하나를 기가 막히게 깎는다고 칩시다. 전문화시대는 이 나사가 어디에 쓰이는지 모르기를 강요하고 있다는 말이지요. 폴리매쓰는 통합적인 사고를 합니다. 전문화 사회는 이들을 하나나 제대로 하라며 비아냥거립니다. 하지만 총체적인 파악이 없이는 사회, 나아가 인류전체의 나아갈 바에 대한 밑그림을 제대로 그릴 수가 없습니다. 우린 때로 내가 무엇을 하고 있나 방향을 잃곤합니다. 이것은 전문화시대의 교육, 전문성만을 강조한 사회의 비극입니다. 책은 이 사회를 만든..

코스모스는 대중교양과학서적쯤으로 분류하면 적당하겠습니다. 그래서 부분적인 이해의 어려움은 있으나 전체적인 맥락을 짚는 데는 크게 어려움이 없습니다. 필자는 이 책을 네 번 완독했습니다. 700페이지가 넘는 제법 두꺼운 이 책을 네 번이나 읽는 것은 그렇게 녹록한 일만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네 번을 읽게 만든 동력이 무엇이었을까요?그것은 칼 세이건이 우리에게 전달하고 하는 핵심 메세지에 매료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 책은 과학서적의 양태를 띄고 있지만 실제로는 인본주의적 교양서에 가깝습니다. 코스모스, 즉 우주를 포괄하는 사고의 확대는 결국 인간, 지구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제공합니다. 우주물질의 통일체로써 지구와 인간, 생명. 수많은 은하와 무수한 별, 그 별에 딸린 지구와 같은 행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