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서적 / / 2023. 12. 9. 09:37

릭 핸슨 · 리처드 멘디우스 [붓다 브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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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14년 전 미국에서 발매된 책이다.
미국의 저명한 두 신경학자가 현대에 밝혀진 뇌과학에 근거해 명상과 부처의 가르침을 분석해 많은 호평을 받았다.

발매 후 36주 연속 미국 아마존닷컴 베스트셀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붓다 브레인 2010년8월 초판 겉표지

이 책을 처음 접한 것은 13년 전, 처음 우리나라에 이 책이 소개되었을 무렵이었다. 필자가 노총각이라 불릴 만한 삼십 대 중반일 때다. 당시에 나는 불교식 선수행은 도피주의로 보아 경계하는 입장이었다.

시민사회운동 부문에 일정부분 발을 들이고 있었던 나름의 혈기 왕성했던 한 젊은이의 눈에, 선방에 틀어박혀 뜬구름 잡는 소리나 하며 사회에 기생하는 듯 보이는 불교라는 종교가 곱게 보일 리가 없었다. 물론 이런 필자의 생각에는 나름대로의 근거가 있었다. 그보다 더 젊었던 이십 대 시절, 지독한 염세에 빠져 불교철학에 심취했던 시기가 있었다. 

무엇보다 개인적인 한계였겠지만, 명상 같은 수행은 의심스러웠다. 진정 삼매라는 것이 있는가? 열반이라는 것이 정말 있을까? 당시에는 있다라는 말은 '주장'일 뿐이었다, 적어도 필자에게는.

많은 좌절을 겪으며 인생의 한 변곡점에 들어선 어느 날 필자는 홀연 고향의 부모님 댁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아버지의 서재에서 이 책을 발견한 것이다. 제목이 붓다 브레인이었고 '뇌를 바꾸면 우리의 삶은 달라질 것이다!'라는 다소 도발적인 띠지를 보면서 열렬히 구원을 찾던 이십 대의 어느 날을 떠올렸을 것이다. 홀린 듯이 펼쳤다. 당시 얼마나 열심히 읽었던지 종이는 낡아 누렇게 바랬는데 그 때 그었던 밑줄들은 아직도 선명하게 남아있다.

13년 전에 그은 밑줄들이 누렇게 바랜 종이 위에서 여전히 선명하다.

우리는 살면서 많은 괴로움과 직면한다. 육체적 괴로움 같은 원초적인 것에서부터 정신적 괴로움 같은 추상적인 것까지. 책은 이런 고통들의 대부분을 없앨 수 있다고 말한다.

수백만 년, 인류의 조상이 진화해 온 지질학적 시간은 오늘날처럼 문명이 발달한 시절이 아니었다. 자연은 물론, 수많은 포식자들, 질병들과 투쟁해 온 시간이다. 자연선택은 위험을 잘 경계하고 회피하는 우리의 조상을 선택했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의 뇌는 그러한 역사 속에서 아무런 위협이 없음에도 불안해 한다. 당장 현재 가진 것에 만족하는 사람은 적다. 내일 굶게 될까 걱정하고 대비하려고 한다. 지나간 일에 집착해 현재를 허비하는 것은 다반사다.

그런데 최근에 밝혀진 뇌과학에 의하면 뇌는 관심을 가지고 반복하는 것으로 신경망을 확장하고 링크를 연결한다고 한다. 그래서 우울한 생각, 우울한 행동은 우울감을 강화시키고, 긍정적인 생각, 긍정적인 행동은 긍정적인 감각을 강화한다. 어떤 것을 학습할 때 또한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우리가 어떤 신경망을 확장해야 행복할지는 자명하다. 이 책은 그런 확장에 필요한 많은 조언들을 해준다. 추상적인 선문답이 아니라 현대 뇌과학을 근거해 실제로 따라서 명상해 볼 수 있는, 고민해 볼 수 있는 이야기들을 툭툭 던져주는 것이다.

비유하자면 뇌는 수천억 개의 뉴런들로 연결된 신경망 컴퓨터다. 그 컴퓨터로 우리는 자극적인 오락을 즐길 수도 있고 끊임없이 무언가를 추구할 수도 있다. 반면 그런 곳에 할당할 하드디스크든 CPU든 꺼버리고 평온을 추구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소위 말하는 깨달은 자, 부처가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종교를 떠나 한번쯤 읽어봄직한 책이다. 중년에 접어든 나이, 필자는 이 책을 다시 읽으면서 많은 이들을 떠올렸다. 포털에 검색하니 여전히 판매 중이다. 몇 쇄나 찍어냈을까, 라는 속물적 사고를 잠시하고 선물하고 싶은 사람들의 명단을 작성했다. 불가에서 보시 중의 최고의 보시는 법 보시라 했는데.... 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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