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편의 내용은 ‘총, 균, 쇠’의 2부, 식량 생산의 기원과 문명의 교차로에 속하는 내용으로 필자의 글, 제러드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 2부 1편에서 이어지는 내용이다. 읽는 데 참고 바란다.) 제8장 작물화하는 데 적합한 식물의 식별과 성패의 원인 비슷한 조건에서 어떤 곳에서는 농경이 시작되고 다른 곳에서는 시작되지 못한 탓은 사람 탓일까? 그곳의 야생 식물 탓이였을까? 총 20만 종의 야생 식물 중에서 인간이 먹을 수 있는 것은 수천 종에 불과하고 현대 세계의 농작물 중, 연평균 총생산량의 80%를 차지하는 농작물은 고작 12종이다. 이 종들은 이미 수천 년 전에 작물화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세계의 많은 지역에 탁월한 야생 식물품종이 없었다는 가설도 설득력이 있다. 그런데 어째서 똑같이 자..
[제2부 식량생산의 기원과 문명의 교차로] 제4장 식량생산의 기원 몇몇 민족이 식량생산을 시작한 것은 약 11000년 전 즈음이다. 식량 생산은 간접적으로 총기, 병원균, 쇠가 발전하는 선행조건이다. 소비할 수 있는 열량이 많고 정착 생활을 할 수록 인구가 늘고 조밀해진다. 이는 수렵 채집민보다 군사적으로 이점이 된다. 식량을 저장하는 것은 사회조직의 발전을 촉진한다. 비생산인구가 생기고 사회정치적 조직, 계급이 나뉜다. 더해서 농작물과 가축에서는 천연 섬유가 나온다. 가축화된 대형 포유류는 철도이전 가장 중요한 이동수단이었다. 말은 전쟁의 양상을 바꾸어놓기도 했다. 정복전쟁에서 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가축화된 동물과 더불어 인간 사회에서 진화한 병원균이었다. 천연두, 홍역, 인플루엔자 등의 전염병은..
[총, 균, 쇠]는 인류사학서적에 기념비적 작품으로 평가받는 역작이다. 이 책은 단순하지만 무거운 하나의 질문에서 시작된다. "왜 우리 흑인들은 백인들처럼 그런 ‘화물’을 만들지 못한 겁니까?" 라는 뉴기니인 친구, 얄리의 물음이 그것이다. 이 물음에서 시작되는 이 책은 인류사의 거대한 줄기를 관통하는 문제들을 지리학, 식물학, 동물학, 고고학, 역사학적 근거를 통한 고증으로 해명한다. 저자 제레드 다이아몬드는 [제3의 침팬지]의 저자로 세계적인 명성을 떨친 미국의 과학자다. 1937년 생으로 미국, 보스턴에서 태어나 하버드 대학에서 인류학과 역사학 학사, 켐브리지 대학 트리니티 칼리지에서 담낭막의 생리학과 생물 물리학 관련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총, 균, 쇠]는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1997년 ..
꽤 긴 시간 이야기 한 것 같은데, 사실 몇 편 안 썼다. 필자가 느끼는 피로도는 어쩌면 너무나 더딘 세상의 변화에 지친 탓일 수도 있겠고, 이십대에 처음 접한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 사십이 넘은 내 서재에서 여전히 나를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라 해도 맞겠다. 이것은 놀랍고 피곤한 일이다. 이런 뼈아픈 작품은 그 시대에 한시적으로 들어맞아, 그 시대에 소비되고 그저 고전으로 남아야 좋다. 그런데 여전히 유효하다고 느낀다면, 그만큼 사회가 정체되었다는 뜻이고, 그런 정체는 은강시의 스모그처럼 사람들을 질식시킬 지도 모른다. 이런 걱정은 늘 피곤함을 동반한다. 87년 이후 한국사회의 많은 부분이 민주화되었다고들 상찬한다. 일정부분 인정한다. 군부독재는 무너졌고-그 속에 부역한 기득권을 처벌한 것과는 별개..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은 짧은 단편들로 이루어져 있지만 결코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다. 우선 시대적 상황을 고려한다손 치더라도 형이상학적인 비유, 상징이 꽤 많고, 다양한 인물들의 심리와 사건의 중의성 등을 설명하기 위해 시점을 제각각으로 잡은 점 등이, 비유하자면 이 작품의 이해라는 산정상을 오르는 데, 딱 구부능선쯤에서 깎아지르는 듯한 절벽을 만난, 그런 좌절감을 선사한다. 이번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읽기 3편은 그렇게 십 프로쯤 모자란 글이 될 테다. 나는 아직 완등을 못했다, 이 작품을. 어떤 느낌인지 알고 무엇을 말하는 지는 안다. 그러나 속속들이 무엇을 상징하고 주인공의 행위나 말 속에 녹아있는 심리가 정확히 무엇인지, 작가는 대체 그래서 무엇을 어떻게 하자는 말인지, 정확히 안다고는..
이번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읽기 편은 거의 줄거리 전달로 끝날 것이다. 가볍게 읽고 어떤 내용인지 파악하면 좋겠다. 총 3부로 구성된 단편이다. 1부는 영수, 즉 난장이의 큰아들이, 2부는 난장이의 둘째 아들, 영호가, 3부는 영희, 난장이의 딸이, 각각의 부별 화자이다. 모두 1인칭 시점으로 정리되어 제 각의 입장에서 철거와 그것에 이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유기적으로 얽힌 이야기 속에 입체적인 각도로 같은 사건을 조명하는 작가의 탁월한 표현기법과 문장들을 만나볼 수 있다. 1부는 영수가 철거계고장을 가져오면서 시작된다. 가난했지만 철거계고장을 받은 그 집을 지으면서 행복했던 일, 개천 건너에서 풍겨 오던 고기 굽는 냄새, 선거 후보자가 난장이 아버지에게 인사하던 모습을 뿌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