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이름은 빨강’은 터키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 오르한 파묵의 1998년에 발표한 그의 대표작이다. 세계 유수의 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여러 나라에 번역, 출간되었다. 우리나라에는 민음사에서 이난아의 옮김으로 2004년에 1, 2권으로 출판되었다. 1591년 오스만제국의 수도 이스탄불에서 한 세밀화가가 살해당하면서 며칠 간 펼쳐지는 추적을 통해 그 당시 세밀화가들의 고뇌와 갈등, 사랑 등이 입체감 있게 펼쳐진다. 동서양이 만나는 제국의 중심, 이스탄불에서 새로운 사조를 받아들이려는 혁신적인 인물들과 구 체계의 전통을 지키고자 하는 고집스런 장인들의 신념이 충돌하며 일어나는 비극적 사건을 다양한 인물, 사물을 통해 세밀화처럼 세밀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이 소설은 구성이 독특하다. 각 장에 자신의 이름을 소개..
변신 줄거리 '그레고르 잠자'는 아침에 깨어났을 때, 자신이 흉측한 갑충으로 변해 있는 것을 발견한다. 변신한 그레고르의 가장 큰 걱정은 회사출근 걱정이다. 아침이면 으레 돌아오는 반복된 일상이었으니 그러했을 것이다. 회사 지배인이 출근하지 않은 직원을 찾으러 오는 장면은 조금 충격적이다. 어쨌든 그렇게 소동이 일어나고 그레고르는 벌레가 되어 식구들과 살게 되었다. 그레고르의 경제력에 기대어 살고 있던 식구들은 이제 제각각 일을 시작하고 그레고르는 조금씩 소외된다. 그러던 어느날, 그레고르가 자신의 방을 치우는 것에 자신이 인간이었던 기억까지 잊혀질까 저항하다, 아버지가 던진 사과를 맞고 등에 박히는 사고가 생긴다. 점점 사람들은 무관심해지다 못해 귀찮아하고, 어쩌다 마주하면 혐오를 드러냈다. 어느날 그..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에 대해서는 많은 사설이 필요할 것 같지 않다. 그만큼 이 작품은 유명한 작품이다. 줄거리를 미리 읽고 싶지는 않고, 대강의 소개만 보고 싶다면 1과 3만 훑어보시기 바란다. 2의 내용은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소설 전체 줄거리 요약이다. 1 나는 과학, 인문사회과학 서적 등, 비문학은 예왼데, 문학은 번역한 걸 잘 읽지 않는다. 어린 시절 세계문학전집-어느 출판사의 것인지 기억은 안 난다. 동아세계대백과를 사고 얻은 것이니, 동아출판사일 수는 있다. 방문 책 판매원에게 샀고, 사은품으로 받은 책들이었다.-을 많이 읽은 내겐 조금 안 좋은 글 쓰기 습관이 있다. 의도하지 않게 번역체를 많이 쓰는 것이다. 굳이 번역체가 나쁘다는 말을 하려는 게 아니다. 우리식 표현을 살려 쓰는 게 더 좋..

나는 한강의 ‘소년이 온다’와 같은 문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소년이 온다는 자칫, 작품을 쓰는 작가가 스스로 과몰입해 감정과잉되기 쉬운 문체이고, 만약 그렇게 되면 독자로서 내용에 공감하기 힘든 때문이다. 그러나 작가는 이런 과잉을 섬세한 묘사로 이끌어, 현장감을 증폭시키는 데 현명하게 사용한다. 이 '소년이 온다'가 이처럼 지독하게 현실적으로 와닿을 수 있었던 데는, 상황과 풍경, 냄새, 빗방울 하나까지도 섬세하게 그려낸 작가의 치열한 노력이 있었던 덕분이다. 그래서였을까, 나는 잠시 '소년이 온다'가 소설이란 것을 잊었다. 그날의 광주에 나는 육신도 없이 서서, 그래서 전혀 위험하지는 않으나, 또한 무력하게, 그래 마치 지금처럼, 그러나 생생하게, 그날을 목격한 느낌이었다. 어느 순간, 내가 ..
꽤 긴 시간 이야기 한 것 같은데, 사실 몇 편 안 썼다. 필자가 느끼는 피로도는 어쩌면 너무나 더딘 세상의 변화에 지친 탓일 수도 있겠고, 이십대에 처음 접한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 사십이 넘은 내 서재에서 여전히 나를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라 해도 맞겠다. 이것은 놀랍고 피곤한 일이다. 이런 뼈아픈 작품은 그 시대에 한시적으로 들어맞아, 그 시대에 소비되고 그저 고전으로 남아야 좋다. 그런데 여전히 유효하다고 느낀다면, 그만큼 사회가 정체되었다는 뜻이고, 그런 정체는 은강시의 스모그처럼 사람들을 질식시킬 지도 모른다. 이런 걱정은 늘 피곤함을 동반한다. 87년 이후 한국사회의 많은 부분이 민주화되었다고들 상찬한다. 일정부분 인정한다. 군부독재는 무너졌고-그 속에 부역한 기득권을 처벌한 것과는 별개..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은 짧은 단편들로 이루어져 있지만 결코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다. 우선 시대적 상황을 고려한다손 치더라도 형이상학적인 비유, 상징이 꽤 많고, 다양한 인물들의 심리와 사건의 중의성 등을 설명하기 위해 시점을 제각각으로 잡은 점 등이, 비유하자면 이 작품의 이해라는 산정상을 오르는 데, 딱 구부능선쯤에서 깎아지르는 듯한 절벽을 만난, 그런 좌절감을 선사한다. 이번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읽기 3편은 그렇게 십 프로쯤 모자란 글이 될 테다. 나는 아직 완등을 못했다, 이 작품을. 어떤 느낌인지 알고 무엇을 말하는 지는 안다. 그러나 속속들이 무엇을 상징하고 주인공의 행위나 말 속에 녹아있는 심리가 정확히 무엇인지, 작가는 대체 그래서 무엇을 어떻게 하자는 말인지, 정확히 안다고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