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李箱) 서울 출생. 1910 ~ 1937. 시인이자 소설가. 본명은 김해경입니다. 보성 고보를 거쳐 경성 고등공업 건축과 졸업, 조선 총독부 내무부 건축과 기사로 근무했습니다. 그림과 시로써 출발했고 1934년 중앙일보에 연재, 1936년 조광에 소설 를 발표, 일약 문단에 등장합니다. 심리적인 경향이 짙은 작품을 주로 썼습니다. 주요 작품으로는 시에 , , 단편에 , 등 소설, 수필, 평론 등 80여 편이 있습니다. 날개는 해석하자면 다소 난해한 소설입니다. 일인칭 시점에서만 서술하기 때문에 다른 표피를 살펴볼 수가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지요. 상상력이 다소 필요한 부분이지만 이럴 땐 부득이 맞을까, 맞지 않을까, 고민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왜냐면 우리는 공인된 평론가도 아니고 그 어떤 권위도 가..

대하소설을 읽다가 가장 곤란할 때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단연 이 사람, 누구였더라? 라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대하소설은 그 폭과 길이가 광범위하기 때문에 부득이 많은 등장인물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다양한 군상들이 보여주는 삶이 대하소설의 매력이기도 하지만, 사람의 기억이란 것이 한정적이기에 누구나 한번쯤은 이런 곤란을 겪으며 대하소설이 어렵다, 라고 느끼게 됩니다. 전체적인 내용을 이끌어가는 주동적인 인물들에 대해서는 헷갈릴 것이 그다지 없습니다. 왜냐면 등장 빈도수 자체가 압도적이기 때문이지요. 태백산맥이라고 하면 바로 떠올리는 인물들이 이런 인물들일 것입니다. 김사용, 김범준, 김범우, 염상진, 염상구, 하대치, 정하섭, 소화 등등. 이 인물들은 작품을 이끌어가는 핵심 주인공들이라고 할 수..

세몬은 가난한 구두장이였습니다. 양털 가죽을 사서 새로운 모피코트를 만들기 위해 길을 나섰다가 빌려준 돈을 받지 못해 양털을 구하지 못합니다. 돌아오는 길, 교회 앞에서 벌거벗은 한 청년을 만납니다. 그는 무섬증이 일어 그냥 빨리 지나치다가 양심이 찔려 그를 데리고 집으로 옵니다. 그의 아내, 마트료나는 그런 남편에게 잔소리를 합니다. 하루 먹을 것도 부족한 판에 군입까지 달고 왔으니 이해가 가는 일이었죠. 그러나 남편의 하나님 이야기에 그만 한풀 꺾여 청년의 이야기를 듣고 동정하게 됩니다. 그런 그녀를 보며 그가 처음 웃습니다. 사정을 묻는 부부에게 청년은 그저 하나님의 벌을 받았을 뿐이라며 미하일이라는 이름만 밝힐 뿐, 자신이 왜 그런 처지에 이르게 되었는지는 상세하게 설명하지 않습니다. 세몬은 미하..

25. 피아골 피아골은 임진왜란으로부터 여순사건에 이르기까지 반란군, 의병들의 최후의 보루였고 비장한 최후를 마친 곳이었습니다. 그 전에 이미 화전민, 농민들이 쌓아올린 다랑이 논 또한 피맺힌 노동의 증거였습니다. 피아골의 아름다운 단풍이 핏빛으로 보이는 이유일 것입니다. 이해룡은 비무장들의 지리산행을 지위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연대장에서 부사령관으로 직급이 바뀌었지만 아무런 감흥이 없었습니다. 하대치는 비무장 대원들 호위로 부대를 이끌고 이해룡과 동행중이었습니다. 지리산의 가을은 아름다웠지만 마음들은 불안으로 무거웠습니다. 하대치는 호위 임무가 끝나면 달궁에서 열리는 시월혁명 기념 씨름대회에 참가하기로 되어있었습니다. 하대치는 씨름대회에 참가해 이현상을 바라봅니다. 이현상을 만나는 것은 하대치의 소원 ..

13. 위대한 전사 조원제 천점바구는 당원 입당심사에 제출할 자서전을 쓰고 있었습니다. 퇴고를 도와주는 김혜자는 천점바구를 짝사랑하는 순천여중 출신 입산자였습니다. 문화부중대장, 조원제는 연대장 이태식이 불러서 갔더니 ‘백아산지구의 위대한 전사 조원제’라는 제하의 도당신문을 보여줍니다. 조원제의 중대는 재귀열 예방 위생투쟁에서 단 한 명의 중대원도 희생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만큼 재귀열의 피해는 막심했습니다. 도당전체 병력 4할, 즉 팔천 명이 한 달 사이 죽어간 것입니다. 마침 항복하자고 연판장을 돌리던 입산자 열세 명이 붙들립니다. 총살을 면할 수가 없었습니다. 염상구는 장터 바닥에 깔아두었던 돈을 왕창 써서 신식결혼을 준비합니다. 장모 오 씨의 마음을 돌릴 필요가 있었고 처가 덕에 사장되었단 소릴..

1. 백두산 천지, 한라산 백록담 반도의 남과 북의 끝에 위치한 천지와 백록담은 꼭 닮아있습니다. 그 사이의 산들은 높을수록 하늘에 가까운 전설을 품었고 들에 가까운 낮은 산일수록 인간에 가까운 전설을 품었습니다. 11월 말. 추풍령을 기점으로 북쪽은 정규군의 싸움, 남쪽은 빨치산과 경찰이 대치하고 있었습니다. 전남도당은 시월 말경 조직정비를 거의 마칩니다. 동부 백운산지구, 서부 불갑지구, 남부 유치지구, 북부 노령지구, 중부 조계산지구, 북동부 백아산지구로 나뉘었습니다. 이천오백이 넘게 48년 10월에 입산해 50년 7월 말, 생환한 이백여 명의 구빨치산이 하부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염상진은 백아산 쪽 무등골에 임시로 자리 잡은 도당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조직재편에 잊을 수 없는 일이 하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