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실격'을 읽고 나니 다른 어떤 감상보다도 자전적 글을 하나 쓰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졌다. 그게 얼마 만큼의 진실이든, 얼마 만큼의 허구든. 담담하게, 때로 도발적이게 - 물론 나의 담담함이 외려 독자에게 도발이 되는 - 뭔가를 토해 내고 싶다는 욕망이 일었다. 살면서 어쩌면 한 번, 아니면 두세 번, 많으면 무수히 느꼈을 인간 관계의 허무함과 염증이 [인간실격]의 주인공을 통해 구체화되고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구체성은 분명히 타자의 경험인데도 불구하고 내 경험처럼 느껴지게 되는 묘한 체험을 선사하는 작품이었다. 사람은 누구나 가면 하나쯤 쓰고 산다. 학교에서는 좋은 선배나 후배, 직장에서는 일을 좋아하는 직장인, 가정에서는 가족에 헌신적인 남편.... 그 속에 웅크리고 있는 놀러 가고 싶은, 다른..
알베르 까뮈(1913 ~ 1960) 프랑스의 극작가이자 소설가. 알제리 몽도비에서 창고 노무자의 아들로 태어나 알제 국립대학 철학과를 나왔다. 본 작품 [이방인]으로 일약 문단의 총아가 되었다. 싸르트르는 이 작품을 '건조하고 깨끗한 작품. 외관상으로 무질서하게 보이지만 잘 짜인 작품이며 너무나 인간적인 작품.'이라 평했다. 까뮈는 실존주의자가 아니었지만 2차대전 전후, 싸르트르의 철학적 이론과 까뮈의 '이방인'은 세계적인 실존주의 선풍을 일으켰다. 1957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1960년 교통사고로 사망한다. 주요 작품으로 [페스트], [전략], [시지프의 신화]가 있고, 희곡으로는 [오해], [칼리굴라] 등이 있다. [이방인]에 대해 사무원 뫼르소를 1인칭 시점에서 이끌어가는 이 소설은 상당히 무..
헤밍웨이(1899~1961) 어네스트 밀러 헤밍웨이(Ernest Miller Hemingway)는 1899년 7월 21일 미국 일리노이 주의 오크 파크에서 태어났다. 1920년대 '잃어버린 세대'로 포크너와 더불어 현대 미국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1954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노인과 바다 쿠바 해안, 멕시코 만류에서 낚시를 하는 노인, 산티아고는 84일째 빈손으로 돌아왔다. 그의 조수로 일하던 소년, 마놀린도 아버지의 권유로 산티아고의 배를 더 이상 타지 않았다. 하지만 마놀린은 산티아고를 친할아버지처럼 챙겼다. 다음날 동트기 전 새벽, 소년이 준 미끼로 노인은 다시 낚시에 나선다. 여느 날보다 좀 더 멀리 나와 낚싯줄을 드리운 노인은 생전 잡아본 적이 없는 물고기가 자신의 바늘에 걸렸음을 느낀다...

레 미제라블은 빅토르 위고가 1845년에 쓰기 시작해 장장 십칠 년을 집필한 소설이다. 그래서일까? 총 5부로 이루어져 있는 이 소설은 각 부가 500쪽 안팎의 두꺼운 책 한 권 분량에 이를 만큼 상당히 긴 소설이다. 보통 우리가 읽는 축약본의 경우, 장 발장의 이야기에만 초점을 맞춰 간략하게 보여주는데, 물론 그것이 이 소설의 상당히 큰 줄기이긴 하지만, 맥락상 너무 앙상하게 가지를 쳐버린 감이 없지 않아 있다. 본 블로그에 총 다섯 편, 그것도 하나의 포스팅으로써는 상당히 길게 각 부별로 한편씩 썼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레 미제라블]은 장 발장이 아니라 빅토르 위고다. 그래서 크게 세 가지 맥락을 잡을 수 있다. ‘장 발장’, ‘파리 혹은 프랑스의 역사’, ‘위고의 사상’. 이 세 부분들의 결합은..

5부 장 발장 Ⅰ. 시가전 1. 생 탕투안의 바리케이드와 탕플 교외의 바리케이드 가장 기념할 만한 두 개의 바리케이드는 이 책의 사건이 벌어지는 시기의 것이 아니다. 유사 이래 가장 큰 시가전인 1848년 6월의 중대 반란 사건 때 등장했다. 때로는 사회의 진보적 가치, 만인의 정부에 반해서까지 큰 절망자인 천민은 항의하고 하층민이 민중에 교전하는 수가 있다. 부랑자들이 공동의 권리를 공격하고 우매한 무리가 양민에게 반항한다. 그런 광기에조차 어느 정도 권리가 있고 고통 받는 자들의 잘못보다 지배하는 자들의 잘못을, 혜택을 받은 사람들의 잘못을 증명하기 때문에 비통한 날들이다. 나는 그러한 것을 고통과 존경 없이는 말할 수 없다. 흔히 비참 옆에 많은 위대함이 발견되기 때문이다. 1848년 6월의 폭동은..

4부 플뤼메 거리의 서정시와 생 드니 거리의 서사시 Ⅰ. 몇 쪽의 역사 1. 훌륭한 재단 1831년과 1832년, 7월 혁명과 직접 관련된 이 두 해는 혁명의 위대함이 있는 특수하고 놀라운 시기다. 사람들은 휴식을 원했다. 첫 번째 계주를 미라보와 더불어 했고, 두 번째 계주를 로베스피에르와 더불어 했으며, 세 번째 계주를 보나파르트와 더불어 하였다. 사람들은 녹초가 되었다. 피로한 사람들은 휴식을 원하는 동시에 이루어진 기성의 사실들의 보장을 원한다. 그런데 나폴레옹의 몰락으로 돌아온 부르봉 가는 자기가 주었던 것을 되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자기들 역시 나폴레옹을 치워 없앤 손아귀 속에 있기는 마찬가지였다. 프랑스의 뿌리는 국민 속에 있는 것이다. 부르봉 왕가는 프랑스에 필수요건이 아니..